투명성·공정성 문제제기…포스코 후추위 "일련의 과정 투명하게 공개"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빌딩의 포스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빌딩의 포스코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포스코그룹이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언론을 통해 차기 회장 선출 절차에 관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서 제동을 걸었다. 앞서 KT 인선 과정에서도 개입하며 논란이 있었던 만큼 포스코 차기 회장 인선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CEO후보추천위를 겨냥해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회장 선임 절차가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이 제동을 걸어 차기 회장 선출을 원점에서 재시작해야 했던 'KT 사례'를 거론하면서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기준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다.

앞서 포스코그룹의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21일 CEO후보추천위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내년 2월 중순 차기 회장 최종후보 1명을 압축하겠다고 밝혔다.

7인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후보추천위가 '회장후보인선 자문단'의 평가 결과를 참고해 내·외부에서 차기 회장 후보군을 뽑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재계 안팎에서는 이목이 쏠렸던 최정우 회장의 향후 거취와 관련, 최 회장의 침묵 속에 '3연임 도전'을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여기에 CEO후보추천위가 '롱리스트'와 '숏리스트'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참고하겠다고 밝힌 회장후보인선 자문단의 구성과 자격 요건 등이 '깜깜이'인 점도 국민연금 측의 문제 제기에 힘을 실었다.

국민연금이 인선 과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자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29일 오전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지난 19일 발표한 신 지배구조 규정에 정한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현 회장 지원 여부에 전혀 관계없이 오직 포스코의 미래와 주주 이익을 위해 어느 누구에게도 편향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자료사진=연합뉴스] ⓜ
최정우 포스코 회장. [자료사진=연합뉴스] ⓜ

위원회는 "만약  현 회장이 3연임을 위해 지원한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라고 덧붙였다.

위원회는 "내년 1월 8일까지 회장 후보 육성 프로그램을 거친 내부 후보자의 지원과 주주 추천 등 경로를 거쳐 추천된 외부 후보자를 망라한 20∼30명 정도의 롱리스트를 작성할 계획"이라며 "이후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된 인선 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빠른 시일 내에 숏리스트로 압축해 차기 회장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과정을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지난해 KT의 경로를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이 거론한 KT는 포스코홀딩스와 마찬가지로 소유분산 기업이다.

KT는 지난해 말 국민연금의 반대 속에 CEO 선임을 두 차례나 뒤엎고 결국 수장 공백 사태를 맞은 채 차기 리더십 선출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당시 KT이사회는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이 낙마한 이후 외부 공모 절차와 함께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인선 자문단을 운영해 사내외 후보를 검증했다.

결국 KT는 우여곡절 끝에 LG유플러스 출신인 김영섭 사장 체제를 맞았다.

다만 포스코홀딩스의 경우 'KT 사태' 때와는 조금 다르 것다.

KT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외에도 현대차, 신한은행 등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요 기관 투자자들이 있었지만 포스코홀딩스는 국민연금 외 5%를 넘긴 기관 투자자가 없다는 점에서다. 포스코홀딩스의 소액주주 지분은 75.52%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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