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명예회장 "HMM 인수는 꿈의 정점" 강력한 인수의지 드러내
육상 물류 더해 종합 물류 서비스 기업으로 발돋움

양재동에 위치한 동원그룹 사옥. [사진=동원그룹] ⓜ
양재동에 위치한 동원그룹 사옥. [사진=동원그룹]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국적 컨테이너사인 HMM의 인수전에서 하림그룹과 맞붙게 됐다. 벌크선 운영 등 채권단이 자금조달 우려 속에서도 유찰 없이 연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까지 치열한 경합이 예고되고 있다. 

24일 산업은행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 채권단인 KDB산업은행, 한국해양진흥공사,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이 전날 HMM 매각을 위해 실시한 본입찰에서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최종 입찰했다.

참치캔으로 잘 알려진 동원그룹은 김 명예회장이 20대에 참치잡이 원양어선을 타면서 일궜다. 1969년 창업해 2003년 금융그룹(한국투자금융그룹)을 분리했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국내외 시장에서 잇따라 인수합병(M&A)을 진행, 수산, 식품, 포장재, 물류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특히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선 화물 운송, 항만하역, 보관 등 사업을 갖춘 동부익스프레스(현 동원로엑스)와 물류 포워딩 기업 BIDC를 인수하며 물류를 강화했다.

동원그룹은 여기에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인 HMM 인수로 국내 최대 해양기업을 이루겠다는 목표다.

동원그룹은 지주회사 동원산업이 지분 100%를 소유한 동원로엑스(육상 물류)를 인수 주체로 설정했다.

동원그룹은 HMM을 인수해 육상과 해상을 잇는 종합 물류 체계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원양어업으로 사세를 키운 동원은 바다를 기반으로 한 해운업이 낯설지 않다는 점, 부산에 보유한 항만을 기반으로 해운 운송의 사업 효율화가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이다.

동원그룹은 스마트항만을 활용한 항만 하역 효율화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은 컨테이너 항만 사업을 하는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지분도 100% 보유하고 있다. 또 부산 신항에 국내 최초로 완전 자동화 기술을 도입한 스마트 항만 ‘DGT부산’도 개장한다.

동원그룹 김남정 부회장. [사진=2023 동원그룹 신년사 영상 캡처] ⓜ
동원그룹 김남정 부회장. [사진=2023 동원그룹 신년사 영상 캡처] ⓜ

동원그룹 창립자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최근  "동원그룹은 바다와 함께 성장해 온 기업"이라면서 "HMM 인수는 꿈의 정점"이라고 밝히면서 인수의지를 강력하게 드러내고 있다. 

동원그룹의 HMM 인수는 김 명예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이 주도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통조림 공장 생산직, 영업사원을 거쳤다. 2014년 동원그룹 부회장을 맡으며 사실상 그룹 경영을 진두지휘했다. 동부익스프레스, BIDC 등 굵직한 M&A를 김 부회장이 주도했다.

김 부회장은 최근 HMM 인수 자금 조달 방안 검토는 물론 인수 후 경영 계획안 마련에 특히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MM 매각에는 최고가 낙찰 원칙 외에도 인수자들의 자금 조달 계획, 인수 뒤 경영 계획, 해운업 발전 방안 등 3가지 항목 ‘정성적 지표’까지 반영된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재무 능력과 경영 능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겠다"면서 "인수자의 해운산업에 대한 이해도와 향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에 대한 계획도 평가 기준에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경쟁 상대인 하림그룹은 쉽지 않은 상대다. 하림그룹은 그룹 내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현재 HMM 매출의 80%이상이 컨테이너 운송임에 따라 HMM이 하림 품에 안길 경우 팬오션과 벌크선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

특히 HMM이 중장기 비전으로 컨테이너선외에도 벌크선 사업 확대 등을 강조한 바 있는 만큼 HMM 인수에 따른 시너지가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자금 조달 능력에서도 상반기까지 현금성 자산만 1조원이 넘는 등 자금 확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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