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우리사주‧구주주 청약서 완판 실패
SK리츠 잇단 유증 피로감에 신주 인수권 1원 굴욕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진=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이노베이션 본사.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자금 확보를 위해 SK그룹 계열사들이 잇달아 유상증자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업체들이 유증 흥행에 실패하며 이름값을 못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11~12일 이틀간 우리사주조합과 기존 주주(신주인수권증서 보유자)를 대상으로 보통주 819만주를 공모했는데, 그 결과 717만9664주가 팔리며 청약률 87.66%를 기록했다. 청약이 미달하며 실권주 100만주가 나왔다.

우리사주조합은 104만5368주를 청약했다. 우리사주 몫으로 총 163만8000주가 배정됐으나, 64%밖에 채우지 못했다. 구주주의 경우 655만2000주 가운데 583만8490주가 청약되며(전체 물량의 89% 소진) 그나마 체면 유지를 했다. 

다행히 SK이노베이션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1410억원 규모의 실권주 청약에 9조5584억원의 청약 증거금이 몰리며 완판에 성공했다. 

지난 6일부터 12일까지 진행한 SK리츠 유상증자도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7월 27일 SK리츠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신주 7357만8600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목적이다. 1차 발행가는 4260원으로 약 3140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다.

거래 첫날인 6일 신주인수권증서의 가격은 시초가 141원보다 84% 하락한 23원으로 마감했다. 7일에는 24원으로 소폭 올랐으나 8일 7원, 11일 4원으로 급감한 후 마지막 거래일인 12일 1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이번 유상증자에는 대주주의 소극적 참여, 대주주 계열사의 자산 편입 등 여러 가지 잡음이 끼면서 기존 주주들의 유상증자 참여를 소극적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진=연합뉴스] ⓜ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 본사. [사진=연합뉴스] ⓜ

SK리츠의 최대주주는 지분 42.99%(8450만3272주)를 보유한 SK㈜다. 신주 배정주식수를 감안하면 최대주주에 배정된 신주는 3163만3189주다. 그러나 SK㈜는 10% 수준인 305만1643주만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약 2800만주는 다른 주주 몫으로 넘긴 셈이다.

SK㈜는 이후 신주인수권증서도 시장에서 매도했다. 지난 6일 장외에서 기관투자자에 248만4741주를 주당 29원에 매도했다. 이어 6~11일까지 장내에서 829만6805주를 32~6원에 처분했고 13일에는 장외에서 1780만주를 29원에 매도했다.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305만1643주만 남기고 신주인수권을 모두 처분하며 총 7억83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SK리츠는 대주주의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이천 수처리센터 5개동을 1조1200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주주들은 기존에 보유한 오피스, 주유소 등 자산과 관련없고 매각이 어려운 자산을 편입하면서 SK그룹의 자산 유동화를 돕기 위한 목적이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했다.

아울러 지난해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데 이어 올해도 31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주주들의 피로감도 증가한 상태다.

지난해 SK리츠는 SK-U 타워 인수를 위해 발행한 전자단기사채 상환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이번 유상증자도 지난해 종로타워 인수 과정에서 발행한 채권 상환을 위해 진행하고 있다. SK리츠는 수처리센터 매입을 위해 32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했는데, 지금까지의 유상증자처럼 내년에도 유상증자를 통해 채권을 상환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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