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사 애플 매출 비중 20% 넘어 타격 불가피

삼성 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리가 애플의 자사 제품 확대 방안 발표를 두고 긴장하고 있다. . [CG=연합뉴스] ⓜ
삼성 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리가 애플의 자사 제품 확대 방안 발표를 두고 긴장하고 있다. . [C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애플이 자체 설계한 디스플레이를 아이폰 등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알려지며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매출 감소 여부가 주목된다.

특히 애플에 상당 부분 매출을 의존하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는 두 자릿수 매출 감소가 나올 수 있다는 분석도 들린다.

지난 11일(현지시간)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내년 고사양 애플워치의 디스플레이를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에서 자체 개발한 마이크로 LED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2014년 스타트업 럭스뷰를 인수한 이래 줄곧 마이크로LED로의 전환을 꾀해왔다. 2022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에는 디스플레이 개발을 비롯한 연구개발에만 260억달러(약 32조4000억원)를 투입했다.

애플의 디스플레이 독립 선언으로 그동안 애플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해온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4, 애플워치, 아이패드 등 다양한 애플 제품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생산하는 아이폰14 가운데 70%대에 달하는 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가량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애플워치의 약 80%, 아이패드의 32%에 해당하는 디스플레이도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체 매출에서 애플이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가 21%, LG디스플레이가 30~4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이 현재 계획대로 애플워치를 시작으로 아이폰 등 다른 기기에 자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다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받게 되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디스플레이 업계는 이미 중국산 저가 물량 공세에 위축된 상황이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시장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매출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가전 수요 위축 역시 국내 디스플레이 기업들에 엎친 데 덮친 격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은 2조5537억원으로 2021년 말(2조276억원)에 비해 25.9% 늘었다. LG디스플레이의 재고자산 역시 같은 기간 3조3504억원에서 4조5173억원으로 34.8% 급증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생산하던 경기 파주 P7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단애플의 디스플레이 자체 조달 계획이 2025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들린다. 설계와 제조 공정은 애플이 직접 하지만 대량 생산은 외부 공급업체에 의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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