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보긴 어려워"

용인에서 10대 소녀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한 10대 피의자의 사이코패스(반사회성 인격장애)적 성향이 속속 드러나면서 충격을 주고 있다.

11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심모(19)군은 범행 당일인 8일 오후 11시께 성폭행한 피해자 김모(17)양의 시신을 모텔 화장실로 옮겨 흉기로 시신을 훼손하기 시작했다.

심군은 시신훼손 도중(9일 오전 1시41분~3시34분) 친구 최모(19)군에게 '작업하고 있다', '지옥가서 벌 받겠지', '조금 쉬고 싶다'라는 등의 문자메시지를 16차례에 걸쳐 보냈다.

특히 문자메시지를 보내던 중 오전 2시8분과 오전 2시57분에는 잔혹하게 훼손한 시신을 찍은 사진 2장을 보내기도 했다.

▲ '제2의 오원춘' 성폭행 반항하자 살해 후 시신훼손. (사진=뉴시스)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받은 최군은 '장난 까지마', '퍼온 사진 갖고 나대지마', '아 그만해' 등의 답장을 6차례 보냈지만 심군은 시신훼손 작업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10일 0시30분께 심경에 변화를 느껴 경찰에 자수한 심군은 같은 날 오후 3시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평소 잔인한 호러영화를 좋아했고 해부학 연구 등도 인터넷에서 검색해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영화처럼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해봤냐'는 질문에는 "한번쯤"이라고 담담하게 답했다.

특히 범행 당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살아야겠다는 심정뿐이었다. 훼손은 현장을 빠져나가기 위해 그랬다. 나중에 집에 와서 죄책감이 들어 자수했다"고 떨림이나 머뭇거림 없이 또박또박 말했다.

이에 앞서 심군은 범행장소인 모텔에서 김양 시신을 잔혹하게 훼손하고 시신 일부를 집으로 가져와 장롱안에 유기하고는 SNS에 수차례에 걸쳐 이해할 수 없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9일 오후 3시29분 올린 첫번째 글에서 '내겐 인간에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이 이젠 메말라버렸다. 오늘 난 죄책감이란 감정도 슬픔도 분노도 느끼지 못했다. 아주 짧은 미소만이 날 반겼다. 오늘 피냄새에 묻혀 잠들어야겠다'고 썼다.

이어 오후 3시32분에는 '난 오늘 개○○가 돼보고 싶었다. 그래 난 오늘 개○○였다'라고 자조 섞인 글을 남겼다.

6분 뒤인 오후 3시38분에는 '활활 재가 되어 날아가세요. 당신에겐 어떤 감정도 없었다는 걸 알아줄지 모르겠네요. 날 미워하세요. 난 지옥에 가고 싶었어요. 난 오늘 표정 하나 변하지 않았으니 지옥가서 벌 달게 받죠'라고 썼다.

특히 '이젠 이 세상에 없는 존재니 예의를 지키죠. 마지막 순간까지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본 당신 용기 높게 삽니다. 나 또한 눈빛 하나 변하지 않았지만 고맙네요 그 눈빛이 두렵지가 않다는 걸 확실하게 해줘서'라며 무덤덤하게 글을 이어갔다.

오후 6시6분 수원으로 친구 최군을 만나러 가는 버스 안에서는 '체리블라썸 언제 맡아도 그리운 냄새. 버스에서 은은하게 나니 좋다 편하다'라고 태연히 적었다.

마지막으로 오후 6시28분 올린 글에서는 '오늘따라 마음이 편하다. 미움도 받겠지만 편하게 가자'는 글을 올렸다. 경찰은 이 시기 심군이 자수를 마음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평소 알고 있던 피해자를 흉기로 위협해 성폭행한 뒤 목 졸라 살해하고 무참히 시신을 훼손한 심군에 대해 누리꾼들은 '사형만이 답', '사이코패스' 등 비난글을 쏟아내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은 심군을 전형적인 사이코패스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전 심군에 대해 살인·강간·사체유기·사체손괴 등 4가지 죄목을 적용,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범행경위와 여죄 등에 대해 보강조사를 한 뒤 12일 중 범행이 이뤄진 모텔과 훼손된 시신을 보관한 심군 주거지 등에서 현장검증을 할 계획이다.

최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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