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 예·적금 금리 오르자 자금 몰려…은행들 유동성 대응 나서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요구불예금이 빠르게 감소하고 정기 예적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요구불예금이 빠르게 감소하고 정기 예적금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금리상승기를 맞아 현재 기준금리 2.25%가 되면서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금리도 함께 올라 3~4%대에 이르렀다.

이에 금리가 거의 제공되지 않는 요구불예금 잔액이 빠르게 감소하고 정기 예·적금으로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

요구불예금은 은행 입장에서 조달비용이 적게 들어 NIM(순이자마진) 확대로 이어지는 효자같은 역할을 한다. 하지만 시중 자금이 요구불예금에서 정기 예·적금으로 이동하면서 은행들은 수시입출금식 예금(파킹통장) 등의 금리를 높이며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올 7월말 기준 717조2555억원으로 전월과 비교해 39조3791억원 감소했다.

한달만에 40조원 가까이 요구불예금이 빠져나가면서 역대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처럼 요구불예금이 급격히 감소하는 이유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줄줄이 인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0.50%였던 기준금리는 약 1년만에 2.25%로 1.75%포인트 치솟았다.

특히 한국은행이 지난달 13일 사상 첫 빅스텝(한번에 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은행들의 예적금 금리 인상폭이 더욱 커졌다.

1년 만기 기준 KDB산업은행의 하이(Hi)정기예금 금리는 연 3.60%에 이르며 우리은행의 원(WON)플러스예금 금리는 연 3.33%, 신한은행의 아름다운 용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40%, KB국민은행의 KB스타정기예금 금리는 3.13%로 집계됐다.

최근 침체된 주식과 암호화폐 등 부진한 자산투자시장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수시입출금식 통장 등에서 머물던 대기자금이 예·적금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은 지난 7월말 750조5658억원으로 전월말과 비교해 28조56억원이나 크게 늘었다.

이에 은행들은 수시입출금 통장인 파킹통장 금리를 올리며 유동성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토스뱅크의 파킹통장 금리는 연 2.00%로 한도는 1억원 이내다. 케이뱅크 파킹통장 금리는 토스뱅크보다 0.10%포인트 높 연 2.10%로 3억원 이내의 한도를 뒀다.

카카오뱅크는 예·적금 기본 금리를 최대 0.80%포인트(p) 인상하고 대출 금리도 최대 0.45%p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파킹통장’ 세이프박스의 기본 금리가 0.80%p 대폭 인상돼 연 2.00% 금리가 적용된다. 세이프박스는 계좌 속 금고로 자유로운 입출금을 통해 통장의 여유자금을 간편하게 분리해서 관리할 수 있다.

최대 보관 한도는 1억원으로 입출금계좌당 1좌씩 개설 가능하며 하루만 맡겨도 연 2.00% 금리를 제공한다.

26주적금 금리는 0.50%p 인상하며 26주 동안 자동이체 성공 시 0.50%p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연 3.50%의 금리가 적용된다.

정기예금 금리는 0.50%p~0.60%p, 자유적금 금리는 일괄 0.60%p 인상된다.

정기예금은 만기가 길수록 금리 인상폭을 넓혀 만기 1년 이상 정기예금 금리는 0.60%p 인상한다.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3.10%, 3년 만기 정기예금은 연 3.60% 금리를 제공한다.

자유적금은 자동이체 신청 시 0.20%p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우대금리 적용 시 1년 만기 자유적금은 최고 연 3.50%, 3년 만기 자유적금은 최고 연 4.00%의 금리를 제공받게 된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 파킹통장에 자금을 넣어뒀던 고객들이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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