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투자증권 전주지점 박한수 지점장

인터넷이 처음 자판으로 명령어를 타이핑하던 명령어 인터페이스(CLI, Command line interface)에서 현재 월드와이드웹에서 흔히 보는 하이퍼텍스트 방식으로 변경된 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변화는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정보의 양과 질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인터넷은 과학 분야의 연구자 등 일부 특정한 사람들만 사용하는 다소 배타적인 네트워크였는데 월드와이드웹의 등장으로 말미암아 인터넷은 비로소 전세계를 연결하는 정보의 고속도로가 됐다.

종이가 처음 발명된 후 이 새로운 수단을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분야가 각종 음란물 사업이었듯 인터넷이라는 정보의 고속도로가 개통된 후 이 새로운 매체를 가장 적극적으로 수용한 분야 역시 각종 포르노 사이트였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유익한 정보를 생산하고 보유하고 있던 각종 기관이며 단체는 인터넷 활용에 다소 소극적이었는데 그 때문에 초기 월드와이드웹을 바라보는 시선은 정보의 바다가 아니라 정보의 시궁창이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얼마간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그로부터 몇 년 지나지 않아 인터넷을 활용한 정보의 유통이 정보제공자나 수용자 모두에게 이롭다는 의식이 확산되며 인터넷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 특히 스마트폰의 등장한 이후로 우리는 항상 인터넷에 연결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네이버와 다음 같은 포털이 제공하는 환경에 수동적으로 머무르며 게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새로운 트렌드, 그 중에서도 인터넷의 등장같은 거대한 물결인 메가트렌드는 산업구조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킨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은 수 천년 전통의 필사업을 20년 만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과거 어느 정도 산다는 집집마다 구비되어 있던 브리태니커, 동아대백과사전 같은 백과사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CDROM 디지털 백과사전인 엔카르타에 밀려 사라졌다.

옷감을 짤 때 가로와 세로로 실을 엇갈려 교직하여야 하듯 트렌드는 교(交)와 직(織)이 어우러졌을 때 비로소 눈앞에 나타나 위력을 발휘한다. 1960년대 최초로 등장한 인터넷이 국방용과 연구용에 머무르다 1989년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상당히 보급되어 있던 PC 덕이었다. 교와 직이라는 이러한 관점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도 있을 가능성을 평가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유진투자증권 전주지점 박한수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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