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일렉트로마트' 점내 점포 확장
롯데마트, 매장 내 숍입숍 형태로 운영하는 '롭스 플러스' 집중
홈플러스, 내년 '일렉트로닉스 라운지' 계획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매장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 일렉트로마트 매장 전경. [사진=이마트 제공]

[미래경제 김금영 기자] 대형마트가 마트 외부로 뺐던 전문점을 다시 안으로 들이며 재정비에 나섰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비 중심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오프라인 전문점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줄은 데에 따른 조치다.

이마트는 지난해 하남 스타필드시티, 부천 스타필드시티, 트레이더스 김포점에서 각각 영업 중이었던 '일렉트로마트' 위례점, 부천점, 김포점 등 3개 매장을 동시에 폐점했다.

일렉트로마트 일부 점포가 폐점된 사례는 있었지만, 동시에 다수의 점포가 영업을 종료한 것은 처음이어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일렉트로마트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기획 단계에서부터 직접 주도해 선보인 '체험형 가전제품 전문점'으로 시작부터 정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일렉트로맨'이라는 캐릭터를 내세우고, 쇼핑을 꺼리는 젊은 남성들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드론존 등 체험 공간을 배치하는 혁신적인 시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점차 고객의 발걸음이 줄면서 2019년 12월 판교점 폐점 후 7개점이 문을 닫았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지난해에만 4개점이 폐점했다.

대신 이마트는 일렉트로마트를 점내 점포로 다시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렉트로마트 전체 지점 수는 2019년 44개점에서 지난해 55개점으로 증가했다.

하남 스타필드시티나 가두점 등 이마트 밖에 위치했던 점포가 10개점에서 4개점으로 줄어드는 사이 점내 점포는 34개점에서 51개점으로 17개점 증가했다.

롯데쇼핑은 올해 롭스 로드숍을 전부 폐점할 계획이다. 사진은 롭스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
롯데쇼핑은 올해 롭스 로드숍을 전부 폐점할 계획이다. 사진은 롭스 매장 전경. [사진=롯데쇼핑 제공] ⓜ

관련해 이마트 측은 "2019년부터 수익성과 효율성 중심의 전문점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 중으로, 이 차원에서 일렉트로마트의 일부 점외 점포를 영업종료했다"며 "일렉트로마트 점포 자체는 순조롭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마트의 전략은 효과를 내고 있다. 외부로 빠졌던 임대료 등 고정비가 줄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2019년 전문점 운영에서 865억 적자를 냈던 이마트는 2020년 346억원으로 전문점 부문 적자 규모를 줄었다. 지난해 들어선 상반기까지 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롯데마트는 올해 현재 67곳인 헬스앤뷰티(H&B)스토어 롭스의 로드숍을 모두 없애기로 했다. 롭스는 2013년 서울 홍대점을 시작으로 H&B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4년 매장을 대폭 늘리는 등 본격적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섰지만, 매년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다.

결국 2019년 131개점을 끝으로 꾸준히 규모가 줄어들었고, CJ올리브영과의 경쟁에서 밀려 매년 적자를 냈다.

롭스 실적이 처음 반영된 지난해 1분기 롯데쇼핑 마트 부문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4% 감소하기도 했다.

롯데마트는 로드숍을 없애는 대신 매장 내에 숍입숍 형태로 운영하는 '롭스 플러스'에 집중한다. 올해까지 매장을 26곳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홈플러스는 올해 초 점내에 매장 속 매장 형태의 소형가전 전문매장 '홈플러스 일렉트로닉스 라운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는 올해 초 점내에 매장 속 매장 형태의 소형가전 전문매장 '홈플러스 일렉트로닉스 라운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사진=홈플러스 제공]

롭스 플러스는 지난해 4월 롯데마트가 마트 점포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강화하기 위해 연 '매장 안의 매장'이다.

롯데마트 측은 "롭스가 가진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 상품 경쟁력을 마트 안으로 끌어와 시너지 효과를 내려 한다"고 설명했다.

외부 전문점을 안으로 끌어들이는 이마트, 롯데마트의 전략에 맞서 홈플러스도 점포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올해 초 점내에 매장 속 매장 형태의 소형가전 전문매장 '홈플러스 일렉트로닉스 라운지'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의 가전PB 브랜드 '일렉트리카'의 제품을 비롯한 선풍기, 헤어드라이어, 전기포트 등 소형가전을 판매한다. 여기에 일렉트로마트와 같은 체험존 운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 측은 홈플러스만의 특색을 가진 새로운 가전 매장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올해 초 1~2개 매장에서 테스트 한후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이 같은 전략은 매장 내에 차별화한 공간을 선보여 고객 유입 및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목적으로 읽힌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웬만한 물건은 온라인으로 쉽게 쇼핑할 수 있고, 카테고리별로 전문적으로 살필 수 있어 오프라인 전문점의 매력이 과거만큼 크지 않다"고 짚었다.

이어 "소비자의 발걸음을 더 많이, 오래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하나의 공간에서 더 다양한 것들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형마트 입장에서도 외부에서 따로 전문점을 운영해 임대료 등 고정비를 부담하기보다 숍인숍 형태로 매장을 찾은 고객의 흥미를 조금이라도 더 붙잡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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