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면세점, CU와 손잡고 명품 매진 행렬
신세계·롯데면세점, 온라인 활로 마련에 주력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인천공항 면세점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

[미래경제 김금영 기자]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열리나 싶었던 하늘길이 코로나19 확산세와 오미크론 우려로 다시 막히자 면세점이 새로운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도 43년간 걸어 잠갔던 면세점 구매 한도의 빗장을 풀며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2022년 경제정책 방향'에 따르면 현재 5000달러(약 600만원)인 내국인의 면세점 구매 한도는 오는 3월 폐지된다. 다만 면세 한도는 600달러(약 71만원)를 유지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 6235억원으로 전달보다 8% 줄었다.

하지만 내국인이 국내 면세품을 살 수 있는 구매 한도가 높아지면 매출 증대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면세점 업계에서 번지고 있다.

면세점도 자체 생존 전략에 나섰다. 새로 눈을 돌린 곳은 편의점, 온라인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편의점 CU와 손을 잡고, 멤버십 앱 포켓CU를 통해 면세품들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면세점, CU가 손잡고 멤버십 앱 포켓CU를 통해 선보인 면세품들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현대백화점면세점, CU가 손잡고 멤버십 앱 포켓CU를 통해 선보인 면세품들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BGF리테일 제공]

지난해 11월부터 멤버십 앱 포켓CU 명품관은 지방시, 멀버리, 모스키노 등 유명 명품 브랜드의 내수통관 면세품 50여 종을 정가 대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해당 상품들은 정상적인 수입통관 절차를 거친 것으로 해외 출국 계획이 없는 국내 거주자들도 조건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면세품도 일반 상품처럼 포켓CU 예약 구매 기능을 통해 간편하게 쇼핑을 할 수 있게 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기획전 오픈 시간인 오후 4시 포켓CU 접속자 수는 전주 동시간 대비 293.9% 급증했다.

특히 어그의 다코타 모카신은 판매 시작 한 시간 만에 매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겨울 인기 스테디셀러인 해당 상품이 정가 대비 50% 할인된 가격에 공개되자 온라인에서도 오픈런이 이어졌다. 

판매된 상품 중 가장 고가는 지방시 빌폴드 지갑이었다. 일반 온라인 명품 쇼핑몰 대비 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 준비된 수량이 하루 만에 모두 판매돼 추가 물량을 준비했다. 

이 외에도 포켓CU 명품관에서는 오프화이트 신발 및 모자, 골든구스 신발, 발리 지갑 등 절반 가까운 상품들의 품절이 이어졌다. 이에 CU는 지난달 22일부터 2차 판매에 나섰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매장을 차렸다.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제공] ⓜ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매장을 차렸다. [사진=현대백화점면세점 제공] ⓜ

2차 상품 구매 고객에게도 현대백화점면세점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특별 적립금을 최대 14만원 제공하며 회원등급 역시 최고 단계인 H.VVIP로 업그레이드 되도록 했다. 

또, 오프라인 현대백화점면세점을 방문한 포켓CU 회원이라면 오는 31일까지 최대 15%의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온라인 마케팅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11월 무역센터점 오픈 3주년을 맞이한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매장을 차리고 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내 면세점업계 최초로 '현대백화점면세점 월드'를 선보이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에 공략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현대백화점면세점의 2030 회원수는 지난해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이는 전체 회원 증가율보다 1.5배 가량 높았다.

신세계면세점도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30 고객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활로 마련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신세계그룹의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 SI빌리지 등에서 100여 브랜드의 2000여 가지 면세품을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500만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프리미엄 배송서비스인 '발렉스'를 통해 면세품을 배송한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신세계면세점은 500만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프리미엄 배송서비스인 '발렉스'를 통해 면세품을 배송한다. [사진=신세계면세점 제공]

휴대전화로 면세품을 선물할 수도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했다. 끌로에‧롱샴‧발리 등 500여 가지 명품 패션 상품을 사서 주변 사람에게 선물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 또한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선불카드인 'LDF 페이'를 판매하고 있으며, 지난해엔 온라인 면세점 명품관을 열었다.

비대면 소비가 익숙한 소비자를 위한 고급 배달 서비스도 활발하게 전개 중이다. 신세계면세점은 500만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프리미엄 배송서비스인 '발렉스'를 통해 면세품을 배송한다. 

해당 업체의 보안 직원이 직접 매장을 방문해 제품을 수령하고, 주문자가 원하는 시간에 직접 전달하는 형태다. 

배송 차량 내부에 전용 금고, 폐쇄회로(CC)TV,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추적기, 경보기 등을 설치해 만일의 분실이나 파손 가능성을 줄였다.

신세계면세점 측은 "고객에게 단순히 제품을 배송하는 것이 아니라 구매한 명품의 가치와 격(格)이 함께 전달될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살피고 있다"며 "향후에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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