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2금융권 자금 조달 늘어…금리 높은 대출은 신용점수 하락 요인

서울 한 NH농협은행 영업창구로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서울 한 NH농협은행 영업창구로 관계자가 출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최근 은행에 이어 보험 및 카드사까지 당국의 대출 옥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될 예정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직장인들이 급전 마련을 위해 또 다른 출구를 찾아 헤매고 있다.

신용점수가 높은 이들은 기존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대출까지 마다않고 있어 신용점수 하락까지 감수하고 있다. 신용점수가 높아도 대출규제 때문에 은행에서 추가 대출한도가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속되는 대출규제로 고신용자가 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통상 보험사, 카드사, 캐피탈, 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2금융권은 저신용·서민들이 급전을 마련하는 곳인데 이제는 고신용자의 주요 자금 마련 통로로 이용되고 있다. 1금융권에서 막힌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고신용층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뱅크도 지난 7월 대비 8월 가계대출 가운데 신용점수 820점 이상 고신용자 대출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가계대출은 계속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을 감안하면 줄어든 대출수요는 2금융권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크다.

주로 1금융권인 은행 대출을 이용하는 고신용자가 2금융권에서 대출을 쓰면 신용점수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개인신용평가회사는 금리가 높은 대출은 신용점수에 부정적 요인으로 인식한다.

신용대출 '연봉이내'·마통 '최대 5000만원'. [PG=연합뉴스] ⓜ
신용대출 '연봉이내'·마통 '최대 5000만원'. [PG=연합뉴스] ⓜ

실제 은행권 대출 대비 2금융권 대출금리는 적게는 2배, 많게는 약 6배 가량 높다. 통계적으로도 대출금리가 높은 2금융권 이용자의 연체율 등 부실 위험은 1금융권과 비교해 높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고신용자가 2금융권 대출 상품을 이용하면 신용점수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결국 낮아진 신용점수로 1금융권의 금융 이용 또한 제한을 받게 된다. 결과적으로 또 다시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울러 고신용자의 2금융권 이용이 확대되면 기존 저신용·서민 대출이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계대출 총량제를 도입해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관리하고 있는 만큼 2금융권에서 고신용자 대출이 많아지는 만큼 상대적으로 저신용자 대출은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금융회사 입장에서 대출 총량은 정해져 있는데 연체 가능성이 낮은 고신용자 대출을 선호할 수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