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품 판매 규제로 기업가치 흔들…개미투자자들 ‘비명’
카카오 -10%, 네이버 -8% 내림세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모습. [자료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국내 빅테크로 대표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나란히 급락하며 ‘충격’에 휩싸였다. 예상치 못한 규제 악재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가 주요 성장동력이자 핵심 사업모델로 추진했던 금융상품 판매가 사실상 서비스 중단될 위기에 처하면서 외국인을 중심으로 매도세가 강하게 쏟아졌기 때문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네이버는 전 거래일보다 7.87%(3만5000원) 떨어진 40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 5조9000억원 가량이 빠진 셈이다.

카카오 역시 급락세를 보여 전날보다 1만5500원(10.06%) 하락한 13만8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폭락장 이후 가장 큰 낙폭이다.

당국은 네이버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 등에서 제공하고 있는 펀드, 보험 상품 등의 판매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위반행위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당국은 이들의 금융상품 관련 서비스를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25일부터 네이버와 카카오는 빅테크 계열 금융 플랫폼을 통해 다른 금융사의 투자 상품을 비교·추천할 수 없다. 해당 상품을 판매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여권을 중심으로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의 독점 양상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카카오 주가 추이 및 시가총액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연합인포맥스. [그래픽=연합뉴스] ⓜ
네이버-카카오 주가 추이 및 시가총액 현황. 자료/한국거래소, 연합인포맥스. [그래픽=연합뉴스]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일 ‘공룡 카카오의 문어발 확장: 플랫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 대책 토론회’에 참가해 이러한 문제를 비판했다.

송 대표는 “2015년 45개였던 카카오그룹 계열사는 2020년 118개로 증가했다”며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에는 네이버, 카카오 등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거래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의 총 7개의 법안이 계류된 상태다.

여권이 규제 고삐를 당기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상황을 낙관하는 분위기다. 국내 광고, 이커머스, 테크핀 등 다른 신사업 부문에서 플랫폼 지배력이 막강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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