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분기 실적 전망치 34%나 하회…기업 순이익 예상치 2배 웃돌아

지난해 증권사들의 기업 실적 전망치가 실제와 2배나 가까이 차이가 나는 등 실적 ‘뻥튀기’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와이즈에프앤과 IBK투자증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 66개 기업의 전체 순이익은 12조원으로, 증권사들의 예상치인 18조2000억원보다 34.1%나 하회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삼성전자를 제외한 순이익은 4조8000억원으로 시장 예상치인 9조6000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증권사들의 엉터리 실적 전망으로 2배 가까이 ‘뻥튀기’됐다는 지적이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3분기에도 상장사의 순이익 합계를 71조원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순이익은 55조원에 불과했다. 예상치보다 평균 20%가량 하회한 것이다.

특히 지난해 1분기와 2분기에도 예상치와 실제 순이익 간 괴리율이 각각 14.5%, 12.2%로 집계된 바 있다.

안현국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특히 4분기에는 비용 계상 등으로 실제 실적이 예상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며 "이번 4분기에도 KT나 SK네트웍스 등에서 대규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종목 중 80% 이상이 예상치를 밑돌았으며 나머지는 예상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냈다. 예상치를 상회한 종목은 7개(10.6%)에 그쳤다.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낸 경우는 조선이나 철강·비철 등 주로 실적 전망이 워낙 어두웠던 업종들이었다.

이처럼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크게 부풀려지는 이유는 지나치게 기업이 제공하는 일방적인 정보에 의존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증권사들은 결국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를 토대로 실적을 전망할 수밖에 없다”며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강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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