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경제팀 한우영 기자
산업경제팀 한우영 기자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재입찰 논란으로 구설에 휘말렸던 대우건설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에 중흥건설이 선정됐다.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이하 KDBI)는 지난 5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중흥 컨소시엄을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호반건설과의 매각작업이 좌초된 이후 3년만에 재매각에 성공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매각과정을 보는 주변의 시선은 그다지 좋지 않다. 최대주주 KDBI가 매각과정에서 보인 태도 때문이다. 

KDBI는 애초 지난달 25일 본입찰을 마감했다. 중흥건설 측은 2조3000억원을,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이 1조8000억원을 각각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본입찰 이후 중흥건설은 인수가격이 너무 높다면서 입찰 포기 가능성을 비추는 등 수정안을 KDBI에 요청했다.

결국 KDBI는 스카이레이크 컨소시엄에 중흥건설의 수정 요청 제안 사실을 알리고 원할 경우 수정안을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중흥건설이 2위와의 인수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판단에 인수를 포기할 수 있다는 관측에 인수 불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으려고 재입찰을 진행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이례적인 낮은 가격에 대해 매각 주체가 이를 번복하는 경우가 있어도 인수 후보들의 요청으로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결국 매각을 강행하겠다는 KDBI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인수가격은 공개 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2조1000억원대를 써낸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결국 KDBI 측은 기존 가격보다 2000억원이나 할인해서 중흥건설에게 지분을 넘겨주게 된 셈이다.  

KDBI의 이러한 태도는 지난 호반건설의 매각 실패 이후 대우건설을 헐값에 주고 팔지 않겠다며 매각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혔던 산업은행의 모습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문제가 됐던 해외 부실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 한편 올들어 해외 및 국내 수주에 잇달아 성공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주택 공급 정책의 변화로 이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굳이 가격을 낮추면서 무리하게 매각을 할 필요는 없었다는 말이다. 

아직 매각 작업이 완료된 것은 아니나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승자의 저주 우려가 조심스럽게 나오는 상황이다. 

KDBI의 이번 매각 과정에서의 잡음은 공적자금 투입에 따른 무리한 자금 회수의 단면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HMM 등 또다른 기업의 지분이 KDBI를 통해 매각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또다시 이와 같은 잡음이 없으란 보장을 할 수 있을까? 공적자금 회수라는 중요한 명분도 있지만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올바른 매각작업도 그들이 갖춰야할 덕목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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