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기가 긴 침체기를 맞고 있다. 더불어 미술시장 또한 직격탄을 맞은 듯 거래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다.

지난달 27일부터 7월 1일까지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에서 열린 아트페어 ‘G-SEOUL13’(지서울13)은 상반기 미술시장의 현주소를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 아트페어에는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세계 곳곳의 총 50여개 갤러리가 참여했다. 특히 1859년 스위스 제네바에 설립 후 럭셔리 스토리지 플랫폼으로 전 세계 미술품 컬렉터들에게 아트 스토리지 메카로 자리 잡은 프리포트(Freeport)도 볼 수 있었다.

기자가 방문한 날은 관람객이 가장 많을 것 같은 주말 오후였지만 의외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미술시장이 많이 가라앉아 있음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날 만난 한 갤러리 관계자는 “주말 오후에 이렇게 관람객이 없는 경우는 드물었다. 불경기에 그림을 사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끊어진 것 같다”며 “지난해 행사에는 관람객이 많았는데 올해는 심각할 정도로 없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갤러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물론 어느 정도 그림을 팔아 재미를 본 갤러리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갤러리들이 그냥 자리를 지키며 한숨을 쉴 정도였다. 특히 저렴한 작품을 내세워 판매를 잘 이끌어낸 갤러리가 있는 반면 고가의 작품을 내건 곳들도 눈에 띄었다.

또 다른 갤러리 관계자는 “VIP 오프닝에도 의외로 사람이 적었다. 실직적인 구매보다 오히려 강연을 들으러 오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 같다”며 “미술시장이 침체됐다고는 하지만 너무 심각하다. 물론 이번 행사만으로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여름 비수기와 겹쳐 더 힘든 시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이런 시기에 내부적으로 숨고르기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힘든 시기를 버텨야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게만 느껴지는 한국 미술시장. 대중화를 외치면서 대중이 다가오기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 ‘선택과 집중’으로 능동적으로 대중에게 다가가야 한다. 대중의 인식을 바꾸고 생활 속 미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을 바꾸고 실천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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