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회장 “배당성향 30%는 돼야”…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주주가치 제고에 최선”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성향 감소로 뿔난 주주들 달래기에 나서며 배당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CG=연합뉴스] ⓜ
금융지주사들이 배당성향 감소로 뿔난 주주들 달래기에 나서며 배당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 [C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중간배당’으로 주주 가치 제고에 적극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금융당국의 배당 자제 권고로 배당성향이 감소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짐에 따라 올해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등을 내세우며 주주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KB금융 본점에서 열린 제13기 주주총회에서 “중간배당, 분기배당, 반기배당도 이미 KB금융 정관에 허용돼 있다”며 “최근 배당주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가 높아지는 현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상황을 봐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윤 회장은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것이 일관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라는 부득이한 상황으로 배당을 낮춰 죄송하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배당성향 30%에) 접근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KB금융지주는 지난달 4일 이사회에서 2020년도 배당성향을 20%, 주당 배당금을 1770원으로 의결했다. 금융위원회가 재정 건전성 관리를 명분으로 금융지주들에 ‘20% 이내 배당성향’을 권고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주총에서도 배당 안건은 원안대로 통과됐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제공]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KB금융그룹 제공]

같은 날 주총이 열린 하나금융 역시 중간배당, 기말배당 등을 통해 주주 가치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하나금융은 금융당국 권고를 받아들여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2020년도 배당 성향을 20%로 맞췄다.

우리금융도 이날 주총에서 배당가능이익을 확대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자본준비금 감소’ 안건으로 이는 자본준비금(별도재무제표 기준 자본잉여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4조원 가량의 배당가능이익을 확충하려는 것이다.

우리금융은 “배당가능이익 재원 확대를 위해 4조원을 이익잉여금으로 이입시켜 향후 다양한 주주친화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우리금융이 올해 중간배당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인사말에서 “올해는 실적개선과 더불어 다양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정책을 통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한금융도 전날 주총에서 최대 연 4회 분기배당이 가능하게 정관을 변경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부터 분기배당을 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 본관 전경.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
농협금융지주 본관 전경.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

농협금융지주의 경우 이날 이사회를 열고 2020년 배당성향을 20%로 최종 확정했다. 농협금융 안팎에서는 향후 중간배당 등의 방식으로 추가 배당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농협금융은 배당금의 전액이 조합원인 농민들에게 돌아가는 점을 들어 ‘배당성향 20% 이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안에 대해 예외를 강하게 요청해 왔다.

이처럼 올해 주총에서 금융지주사가 일제히 배당 확대를 강조한 이유는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 권고로 인한 금융주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금융사의 배당 성향을 20% 이하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이에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을 제외하고 모두 배당성향을 이에 맞췄다.

이같은 조치로 배당금이 줄면서 주주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는 역대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배당성향을 20%로 축소해 배당금이 16∼20% 정도 축소됐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주주 달래기에 나선 금융지주사들이 주주 환원정책 등 가치 제고를 적극적으로 어필하지만 현재도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는 만큼 추후 경기 상황 등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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