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매출 축소 예상…코로나 백신 효과 하반기부터 기대

지난해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PG=연합뉴스] Ⓜ
지난해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PG=연합뉴스] Ⓜ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지난해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화물을 실어 나르며 매출 감소를 최소화하면서 버텨왔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올해 화물 특수 상황이 진정되는 상황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축소된 화물 사업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화물 매출 약진은 전 세계적인 항공 화물 운임 상승효과 덕분으로 분석된다.

항공화물 운임지수인 TAC 지수에 따르면 홍콩∼북미 노선 항공화물 운임은 지난해 1월 1㎏에 3.14달러였지만 5월 7.73달러까지 급등했다.

7월에는 4.96달러로 하락했지만 다시 상승 추세를 회복하며 12월 7.5달러까지 올랐다.

올해는 화물 운임이 안정세에 접어들며 지난해 초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더욱이 적자가 이어지는 글로벌 항공사들이 본격적으로 화물 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국내 항공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여객 수요가 급감하자 화물 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화물 사업을 강화하기 전 화물 사업 선점에 나선 전략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분기 전년 대비 22.7% 감소한 2조352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56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대한항공이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
대한항공이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제공] Ⓜ

1분기 이후 유휴 여객기를 이용한 화물 수송 확대, 화물기 개조 등을 통해 화물 공급을 늘리면서 2분기에는 1485억원, 3분기에는 76억원의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며 깜짝 실적을 발표하기도 했다.

3분기 기준으로 대한항공 총매출 중 화물매출 비율은 52.1%에 달한다. 2018년(23.8%), 2019년(20.8%)과 비교하면 화물 매출 비중이 두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도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두달간 9개 증권사의 실적 전망치를 분석한 결과 대한항공 4분기 영업이익은 837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동기(1191억원)보다는 적지만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나항공도 2분기(1151억원), 3분기(58억원)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이익 흑자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올해 화물 호조 추세가 주춤하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3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 종료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중대형 항공기를 보유하지 않거나 적게 보유한 저비용항공사(LCC)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는 적자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 전망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제주항공은 697억원, 티웨이항공은 385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항공업계는 올해 코로나 백신 보급으로 인한 백신 운송 증가와 여객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유휴 여객기 활용한 화물 운송.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아시아나항공 유휴 여객기 활용한 화물 운송.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

주요 항공사들은 이미 코로나 백신 원료를 수송하는 등 코로나 백신 수혜를 보고 있다.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와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하면 본격적인 백신 수송이 시작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에서는 올해 2분기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여객 수요도 점차 회복하며 영업이익이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되면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항공업계가 크게 살아나며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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