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모두 젊은 총수 시대 개막
다른 그룹들도 세대교체 사전 작업 분주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 김우중 대우회장, 김종필 국무총리,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사진=연합뉴스] ⓜ
(왼쪽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 김우중 대우회장, 김종필 국무총리, 정몽구 현대차 명예회장. [사진=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재계 1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별세하면서 국내 재계의 1·2세 시대가 저물고 다음 세대로의 교체가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져 수술을 받은 뒤 6년여간 병상에 있던 이건희 회장은 최근까지 자가호흡을 하며 재활치료에 전념했으나, 병세가 악화하며 지난 25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1987년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은 뒤 현재 삼성의 두 기둥인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의 밑거름을 다진 한국 경제의 거목으로 평가받는다.

아들인 이재용 부회장은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인 삼성 총수가 됐다. 아직 '회장' 직함은 달지 않았으나 이 회장 별세로 머지 않아 회장 자리에 오르며 '3세 시대'가 공식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재계에서 나온다.

재계 1·2세 세대는 유독 지난해와 올해 많이 별세했다.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해 4월 세상을 떠났다. 한국 항공업의 선구자로 평가받던 조양호 회장은 지병 악화로 갑작스럽게 별세했고, 장남인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의 총수에 올랐다.

이어 지난해 12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구자경 LG그룹 명예 회장이 며칠 차이를 두고 별세했다.

김우중 회장은 1967년 대우그룹의 전신인 대우실업을 창업하고 1981년 그룹 회장에 오른 뒤 대우를 국내 2위 그룹으로까지 성장시킨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구자경 전 회장은 LG그룹의 창업주 구인회 선대회장의 장남으로, 1970년부터 1995년까지 25년 간 LG를 이끌며 LG가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닦았다.

2018년 6월에는 구자경 전 회장의 장남이자 LG그룹 3대 회장인 구본무 전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에 따라 당시 40세였던 장남 구광모 상무가 그룹 회장·총수에 오르며 LG의 '4세 경영'이 시작됐다.

올해 1월에는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전 명예회장의 별세 소식이 전해졌다. 신 전 회장은 1967년 롯데제과 시작으로 호텔, 쇼핑, 석유화학업으로까지 업종을 확장한 1세대 기업인이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최근 그룹 총수가 정몽구 회장에서 장남인 정의선( 신임 회장으로 교체됐다. 올해 82세인 정몽구 회장은 지난 7월 대장게실염으로 입원했다가 현재 건강은 회복했으나 세대교체와 혁신 차원에서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정의선 회장이 선임되면서 4대 그룹 모두 40·50대인 '젊은 총수' 진용을 갖췄다.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오른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한화그룹, GS그룹 등은 현재 2세대 체제이지만 동시에 3·4세대 시대로의 변화에도 한창이다.

한화 김승연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이 최근 취임하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창업 2세대인 김승연 회장이 내년에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김동관 사장이 고속 승진하며 3세 경영에도 속도가 붙었다.

재계에서는 장남 김동관 사장이 화학·방산 계열사들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금융 계열사들을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GS그룹은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 GS건설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며 4세 경영이 본격화했다. 2018년 말에는 GS칼텍스 허동수 회장의 장남인 허세홍 대표가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외에 LS, 코오롱, 신세계, 현대중공업, CJ그룹도 3·4세대로의 세대교체 작업에 돌입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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