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팬오션이 결국 법정관리행을 선택했다.

STX팬오션은 7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최종 결정을 내렸다. 이르면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신청서를 제출한다. 과거 범양상선 시절에 이어 11년만에 다시 법원으로부터 관리를 받게 된 셈이다. 계열사에서는 STX건설에 이어 두번째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STX팬오션의 회사채 등 모든 채무는 동결된다. 회사채, 기업어음(CP) 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이란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STX팬오션의 부채는 선박금융 2조5000억원, 회사채 1조2000억원, 은행 채권 7000억원 등 총 4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10월에 만기되는 회사채만 2000억에 이른다.

김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TX팬오션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경우 회사채 투자자들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A등급 등 비우량 회사채와 해운사 회사채 투자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STX그룹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STX팬오션 매각에 실패하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을 뿐 아니라, 계열사인 조선해양, 엔진 등의 정상화 또한 요원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의 경우 수주해 놓은 물량이 많아 계열사 정상화에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특히 조선기자재업체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STX팬오션 선박의 억류 가능성도 제기된다. 운전자금 부족으로 용선료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달 30일에는 용선료 30만 달러를 미지급하면서 파나막스(7만t)급 벌크선 뉴아이린이 싱가포르에 억류됐고, 앞서 21일에도 캄사라막스(8만t)급 벌크선 그랜드챌리저가 싱가포르에 억류됐다 풀려났다.

지난해 말부터 STX팬오션의 매각을 추진했던 STX그룹은 매각방식 변경 등을 통해 2차례 인수전을 치렀으나, 끝내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당시 5조원에 달하는 부채, 불안정한 해운업황 등이 인수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STX팬오션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에 들어갔으나 부실 규모 등을 이유로 인수를 포기, 결국 법원에 손을 벌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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