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제조업 지고 IT·바이오 등 4차 산업 창업주들 전면에

재벌 총수 일가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증시 폭락을 경영승계 기회로 삼고 있다. [CG=연합뉴스] ⓜ
재벌 총수 일가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증시 폭락을 경영승계 기회로 삼고 있다. [CG=연합뉴스] ⓜ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연초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재벌가에서도 코로나19에 따른 부의 이동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경제를 이끌었던 제조업 중심에서 IT‧바이오 등 4차 산업으로 이동하면서 부의 이동 속도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최근 미국 포브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보유 자산은 6조4200억원으로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3조8300억원)과 정의선 수석부회장(2조3500억원) 두 사람을 합친 것보다 많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 서비스에 확대로 카카오 주가가 연일 급등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현대차를 제치고 국내 시총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센 물결에 더해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면서 변화속도가 더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올 초와 5월 26일의 코스피 시총을 비교해보면 그동안 국내 산업을 이끈  제조업이었던 현대차·포스코·현대모비스가 10위 내에서 탈락했고, 카카오·삼성SDI·LG생활건강이 새로 진입했다. 현재 코스피 시총 10위 가운데 9사는 테크·바이오 관련 기업이다. 반도체(삼성전자·삼성전자우·하이닉스), 바이오(삼성바이오·셀트리온), 전기차 배터리(LG화학·삼성SDI), 인터넷(네이버·카카오) 기업이다. 다른 한 곳은 LG생활건강뿐이다.

한국 증시에서 시총 변화는 한국 산업 지형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한국이 과거 철강·조선·자동차·전자 등 4대 제조업 강국에서 테크·바이오 주도의 4차 산업 경제로 바뀌는 것이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 ⓜ
김범수 카카오 의장 [사진=연합뉴스] ⓜ

삼성전자는 여전히 시총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TV·세탁기·냉장고·스마트폰과 같은 전자제품 제조사를 넘어 4차 산업의 근간이 되는 메모리 반도체 기업으로 현재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경제·산업 지형 변화는 자산가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이후로 한동안 없었던 '10조원대 자산가'도 등장했다. 포브스는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과 김정주 NXC 대표의 자산을 각각 10조8600억원과 10조7400억원으로 평가했다.

한국의 부자 순위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6조4200억원·5위), 권혁빈 스마일게이트홀딩스 의장(3조7000억원·9위),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2조8400억원·  11위), 방준혁 넷마블 의장(1조9800억원·15위),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1조9800억원·16위) 등 테크·바이오 분야의 창업자들이 자산가 순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그룹·현대차그룹·SK그룹의 오너인 이건희 회장, 이재용 부회장,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최태원 회장의 자산 평가액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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