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위한 투자 안내서 배포…1조원 자금 조달 앞두고 자구안 고심

경영악화로 벼랑 끝에 몰리 두산중공업이 100% 자회사이자 그동안 재무건전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던 두산건설 매각에 나선다. /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 내 설치된 대형 크레인. [사진=연합뉴스]
경영악화로 벼랑 끝에 몰리 두산중공업이 100% 자회사이자 그동안 재무건전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던 두산건설 매각에 나선다. /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 내 설치된 대형 크레인.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경영악화로 벼랑 끝에 몰리 두산중공업이 100% 자회사이자 그동안 재무건전성 악화의 원인으로 꼽히던 두산건설 매각에 나선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최근 두산건설 매각을 위한 투자 안내서(티저 레터)를 배포했다.

두산중공업이 두산건설 매각 카드를 꺼낸 것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1조원 지원에 앞서 그룹 차원에서도 설득력 있는 자구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자회사인 두산건설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 침체기가 찾아오자 프로젝트에 타격을 받았다.

두산건설의 이 같은 유동성 위기의 첫 시발점은 10년 전 발생한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미분양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 두산건설은 2010년까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흑자를 냈으나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가 대거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큰 손실의 늪에 빠졌다.

이후 줄곧 두산중공업은 10년간 2조원이나 수혈했지만 두산건설은 살아나지 못했다. 적자에 허덕이던 두산건설은 결국 지난해 상장폐지돼 두산중공업의 자회사가 됐다.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진=두산건설]
일산 두산위브더제니스. [사진=두산건설]

다만 업계에서는 두산건설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면서도 실제 매물로 나왔을 때 적자 지속 등 상황을 고려하면 성사 가능성은 낮다고 여기고 있다

한편 산업은행은 지난 27일 "두산중공업에 대해 그룹 총수, 대주주인 ㈜두산 등의 철저한 고통 분담과 책임 이행, 자구 노력을 전제로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은행은 두산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두산 및 주요 계열사 지분 등을 대출 담보로 받았으며, 자금 추가 지원 여부는 두산중공업의 자구 노력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다.

두산그룹도 두산건설 매각 외에도 유상증자 등 유동성 추가 확보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을 통한 자본 확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그룹 계열사 임직원의 급여 삭감 방안도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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