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을 무산시킴에 따라 두 회사의 경영권 분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24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기업 분할 계획 승인 건에 대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 결과, 찬성 54.6%, 반대 45.4%로 부결됐다고 밝혔다. 가결요건은 참석주주의 3분의 2 찬성이다.

일동제약 지분 29.36%를 소유하고 있는 2대 주주 녹십자와 3대주주인 피델리티 자산운용사가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향후 일동제약의 경영권을 둘러싼 현 경영진과 녹십자의 대립 양상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녹십자의 일동제약 보유지분율은 29.4%로 윤원영 회장 등 현 경영진 지분 34.2%보다 4.8%포인트 정도 적다.

녹십자가 지분 9.99%를 보유한 피델리티의 지분만 인수해도 현 경영진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피델리티도 이번 임시 주주총회에서 지주사 전환에 반대의견을 밝혔다.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전환 무산으로 녹십자의 적대적 M&A 움직임은 더욱 노골화 될 전망이다.

당장 오는 3월 일동제약 정기주총에서 임기 만료되는 2명의 이사진을 두고 녹십자측이 자사 이사선임을 의결할 수도 있다.

녹십자로부터 위임을 받고 대리인으로 출석한 박순영 주주는 "일동제약의 주주로서 지주사 전환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다."면서 "미래에 일동제약 경영과 미래 기업 가치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영에 관여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대해 녹십자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밝혀드릴 수 없다."며 "녹십자는 2대 주주로서 경영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개인주주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커 반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향후 일동제약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그는 "적대적 M&A는 없다. 그러므로 양사간 협력관계 구축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지만 "(양사 관계자끼리) 아직 서로 만난 적은 없다. 협력을 위한 구체적 플랜도 검토한 바는 없다."고 설명했다.

최성필 기자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성필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