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쓰오일 창사 첫 희망퇴직 도입…항공사 '위기 대응 체제'

글로벌 경기 침체에 이어 연초 코로나19 확산까지 더해지면서 한계에 부딪힌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에 이어 올 초부터 확산 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영향까지 더해지면서 기업들이 앞 다퉈 감원에 나서고 있다. 항공과 정유, 자동차 까지 업종 구별 없이 전방위 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점차 확산될 전망이다.

높은 연봉과 인위적 인력조정이 전혀 없던 곳으로 한때 '꿈의 직장'이라 불려 온 에쓰오일은 올해 희망퇴직을 도입한다.

에쓰오일은 1976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인력 효율화를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100여명에 달하는 부장급 직원이 대상이다. 명예퇴직 조건으로는 50~54세는 60개월 치 기본급을 지급할 방침이다. 55~57세는 50개월, 58세는 40개월, 59세는 20개월 치 기본급을 지급한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9.8% 감소한 42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의 80%가량을 차지하는 정유 사업 부문에서 253억의 적자를 봤다. 글로벌 경기가 둔화하고 정제 마진이 줄어든 탓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평균 근속 연수가 17년으로 길어 장년층이 상대적으로 많은 인력 구조도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불매운동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는 연초 코로나19까지 확산되며 존폐 위기에 처했다.

아시아나항공은 한창수 사장을 비롯한 임원 38명 전원이 사표를 제출하고 급여 30~40%를 반납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말 임원 수를 27% 줄이고 만 50세 이상,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데 이어 오는 3월 한 달간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연차 휴가를 실시한다.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서울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7곳은 모두 무급 휴직 제도를 도입했다. 또 항공사 대부분이 임금을 삭감하고 단축 근로를 시행한다.

최근 정부는 항공업계에 3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한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단기 수혈만으로는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제조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14년 이후 6년 연속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5년 만에 최대 30% 감원을 계획하고 기술직과 사무직을 포함한 만 45세 이상 직원 2000여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한다.

한국 닛산도 2004년 법인 설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포함한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한국닛산의 올 1월 판매량은 59대에 그쳤다. 르노삼성차도 판매 부진과 일감 부족 현상이 겹쳐 이번 달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1월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5% 감소한 6233대다. 위탁생산하던 닛산 로그 물량이 빠지면서 수출은 77.3% 감소한 1930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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