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지난해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8곳의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9500억원 가량 하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역시 저성장 기조와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반등이 힘들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롯데손해보험·한화손해보험·흥국화재 등 손보 8개사의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은 1조7573억원으로 전년(2조7024억 원)보다 9451억 원(35.0%) 감소했다.

부진한 기록을 세운 원인으로는 자동차 보험과 실손 보험 손해율 상승이 꼽히고 있다. 지난해 자동차 보험의 영업적자는 1조6000억을 넘어서면서 전년대비 7327억원 증가했다.

실손보험 적자 또한 2조2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실손보험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손해율 130.9%로 2018년(121.8%)에 견줘 9.1%p 상승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었다는 것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지난해 647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조707억원)대비 39.5% 급감했다. 현대해상(-28.0%), DB손보(-27.9%), KB손보(-10.6%) 등 손보사 빅4 역시 지난해 순이익이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우량채권 매각을 한 메리츠화재가 순이익 28.4%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올해 역시 암울한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저금리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대부분 90%를 웃돌아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100%를 상회한 지난해 12월보다는 낮아졌지만, 통상적으로 12월보다 이듬해 1월 손해율이 낮아졌다.

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외출 자제 분위기가 조성돼 자동차 사고가 줄어들었다는 점 등으로 손해율 감소 기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현재 손보사들은 자동차 보험료와 실손 보험료를 인상시켜 손해율을 줄이는데 열중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보험료는 평균 3.5% 올렸고 실손보험의 경우 구실손과 표준화실손은 평균 9% 인상, 신실손 보험료는 평균 9% 인하했다.

다만 손해율 개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보험료 인상은 새로 가입한 고객들에게만 적용되기에 인상 효과는 올 하반기는 되야 반영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