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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업은행, 허울 뿐인 투쟁에 무엇이 남았는가
  • 윤준호 금융부문 기자
  • 입력 2020.02.02 17:50
  • 수정 2020.02.02 17:50
  • 댓글 0
산업경제팀 윤준호 기자.

[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은 역대 은행권 수장 출근저지 사태 가운데 27일이라는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이 사태의 처음 시작은 ‘낙하산 인사’와 ‘관치’에 대한 거부권 행사로 명분은 분명했다.

하지만 27일 간의 사투 끝에 정작 이를 주도했던 IBK기업은행 노동조합은 무엇을 얻었는지 그리고 이 사태가 향후 금융권의 어떤 역사로 기록될지 의문이 남는다.

윤종원 행장 임명 당시 김형선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청와대 출신 인사를 기업은행장에 내려보내려는 것이야말로 문재인 대통령이 그토록 분노하던 '인사 적폐'"라고 말하며 적폐 청산에 대한 의지를 확고히 했다.

문재인 정부의 코드 인사라는 의혹을 통해 임명된 윤종원 행장은 기업은행 노조에게 상당한 질타와 비판을 받았다.

이 사태는 한 기업의 단순한 노사 간의 다툼이 아닌 관피아적 악습과 투명한 사회로의 발돋음을 위한 시작이었다.

윤종원 행장 임명과 관련해 ‘활화산’ 같이 비판을 쏟았던 기업은행 노조에 대해 업계는 상당한 관심을 갖고 지켜봤다. 그리고 결국 모든 것이 흐지부지 됐다.

윤종원 행장은 정상 출근을 했고 정식 취임식을 갖었으며 현재 기업은행 수장직을 이어가고 있다.

기업은행 노조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낙하산 인사의 재발 방지와 당·정·청의 합의를 얻어냈다고 이야기 했다. 마치 마침표를 잘 찍었다는 듯이 말이다.

단순히 재발 방지를 이끌어냈다는 것이 진정한 문제 해결이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써 행정부의 수장인 대통령을 통해 은행장이 임명된다.

이 말은 향후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고 기업은행 노조가 27일 동안 목 놓아 이야기했던 관치와 적폐는 여전하다는 뜻이다.

합의안을 들여다보면 기업은행 노조가 이 사태를 통해 무엇을 얻으려 했는지 잘 이야기 해준다.

기업은행의 성명서에 따르면 임금 개편에 있어 노조와 협의한다는 것과 노조추천이사제가 들어 있었다.

이 말은 임금 계약에 있어 그들의 이익을 극대화 하고 기업은행 이사진에 노조의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27일 간의 사투를 벌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사태를 통해 좀 더 깨끗한 금융권을 만들어지길 바랬던 많은 이들은 허탈감을 자아낼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윤종원 행장이 함량 미달이라고 비판했던 것과 달리 합의서 내용에는 윤종원 행장의 함량에 대한 이야기나 능력 검증 이야기는 빠지게 됐다.

기업은행 노조에 대해 비판적으로 본다면 그들이 주창하던 적폐 청산은 그들의 본심을 가려줄 가림막에 지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결국 금융권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사회를 썩게 만들 수 있는 ‘관치’에 대해 이번 사태도 정확한 답을 내리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윤준호 금융부문 기자  delo410@mirae-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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