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도입·정부 일자리 창출 정책 등 은행사, 채용제도 영향 끼쳐
[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최근 3년간 5대 시중은행에서 희망퇴직을 통해 은행을 떠난 직원이 약 1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KEB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이 201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희망퇴직을 통해 내보낸 직원 수는 866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 은행권 희망퇴직자와 올해 퇴직할 예정인 직원을 합하면 약 9760여명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에 따른 업권 퇴직 시기가 빨라진 마당에 수억 원에 달하는 퇴직금을 챙겨 나가자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희망퇴직과 관련해 노사 간의 큰 충돌이 없다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약 2700여명을 내보낼 당시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된 ‘L0’ 직군 등에 대해서도 근무기간과 관계없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단행했으며 별 탈 없이 마무리했다.
같은 해 우리은행도 민영화 이후 첫 희망퇴직을 받아 1011명 별다른 탈 없이 내보냈다. 특별퇴직금을 다른 시중은행 수준(기본급의 30~36개월치)으로 올리자 신청자가 몰렸다는 후문이다.
은행사 측은 직원들의 퇴직을 통해 역 피라미드 구조를 탈피할 수 있고 디지털화를 위해 젊은 직원을 다수 채용할 여력이 생긴다.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도 희망퇴직 활성화에 영향을 끼쳤다.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사회 초년생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기에 은행들은 이 기조에 맞춰 대규모 채용을 진행해 왔다.
이에 5대 은행은 2017년 2437명, 2018년 3408명, 지난해 4190명을 신규 채용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전문성이 갖춰진 인력을 퇴직시키고 신입 사원을 채용하는 현 상황에 대해 주먹구구식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은행 경영진은 경기불황과 은행산업 수익성 감소에 따른 인력 구조 개편이라는 큰 틀에서 전략을 짜야 하는데 부모 세대를 내보내고 더 큰 규모로 자녀 세대를 취업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실제 은행원 수는 큰 변동이 없다. 5대 은행 직원 수는 2018년 9월 말 6만9199명에서 지난해 9월 말 6만8593명으로 606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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