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저금리 기조·DLF 사태 통해 수익률 전부 아니란 인식 자리 잡아

매년 시중은행들이 앞 다퉈 출시하던 예·적금 특판 상품이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매년 시중은행들이 앞 다퉈 출시하던 예·적금 특판 상품이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에서 출시한 신년 특판 상품은 모두 3종에 그쳤다. 우리은행 ‘우리고객님 고맙습니다 정기예금’·DGB대구은행 ‘세븐적금’·Sh수협은행 ‘골든리치 정기예금 특판’ 등이다.

이는 지난해 시중 은행들이 새해를 맞이해 고금리 특판 상품을 연이어 내놓던 것과 상반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특판 상품 출시가 저조한 이유에 대해 당국의 저금리 기조를 꼽고 있다. 지난해 기준금리가 두 차례 내려지면서 역대 최저 금리인 1.25%를 기록했다.

수신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초 시중 5대은행의 대표 예금 최대금리(12개월 기준·우대금리 포함) 평균은 1.71%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4%p 감소했다.

저금리로 은행의 ‘밥줄’인 이자수익이 주는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5%로 전년 동기 대비 0.1%p 떨어졌다.

은행 수익의 60% 이상을 이자가 차지하기 때문에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은행장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이자 수익에 기대지 말고 신사업 분야를 개척해야 한다고 외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중자금은 이미 은행 예·적금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11월 중 은행권 수신은 106조5000억원이나 늘었다. 2018년 수신 규모보다 14조9000억원 증가했다. 굳이 특판상품을 내놓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최근 대규모 손실액을 발생시켰던 DLF(해외금리 연계형 결합상품)사태도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DLF 사태를 통해 은행권에서는 수익률이 전부가 아니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또 업권에서는 오픈뱅킹 시대에 맞춰 금리보다는 서비스 경쟁이 우선 시 되고 있다. 이에 핀테크와 연계된 새로운 수익 모델을 개발해야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예·적금 특판 상품의 중요도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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