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CEO 영입 이례적…보일러 업계 1·2위간 경쟁 격화

보일러 업체 귀뚜라미가 대표이사에 경쟁사인 경동나비엔에서 부회장을 지낸 최재범씨를 선임했다. / 귀뚜라미 보일러. [사진=귀뚜라미 홈페이지]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보일러 업체 귀뚜라미가 대표이사에 경쟁사인 경동나비엔에서 부회장을 지낸 최재범씨를 선임했다.

이번 인사는 지난해 창업 50년을 맞은 귀뚜라미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귀뚜라미는 작년 11월 지주회사로 전환, 투자 부문 지주사인 귀뚜라미홀딩스와 사업 부문 자회사인 귀뚜라미로 분할했다.

귀뚜라미그룹은 송경석 귀뚜라미 사장을 지주사 귀뚜라미홀딩스를 맡고, 최재범 전 경동나비엔 사장이 사업회사 귀뚜라미 대표로 맡게 된다.

업계에서는 귀뚜라미가 경쟁업체인 경동나비엔 전직 대표를 영입한 것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내 보일러 시장의 포화로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려야 하는 상황에서 경쟁업체 CEO를 영입하는 일이 처음 벌어져서다.

업계에서는 국내외 보일러 시장을 놓고 1·2위 업체간 경쟁이 더 격화되는 예고편이라는 분석이다. 귀뚜라미와 경동나비엔은 매년 매출 1·2위 자리를 놓고 박빙 경쟁을 하고 있다.

최재범 귀뚜라미 대표이사. [사진=귀뚜라미]

경동나비엔보다 해외사업 진출이 늦은 귀뚜라미는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경동나비엔 매출액은 7300억원, 귀뚜라미 매출액은 5600억원이다.

이번에 자리를 옮긴 최재범 대표는 경동나비엔 해외사업 성장의 일등공신으로 알려졌다. 

2010년 경동나비엔 대표에 오른 이후 북미 시장에서 콘덴싱 가스온수기로 당시 시장에 없던 친환경 트렌드를 만들었다. 현지화 노력은 러시아에서도 통해 경동나비엔은 2016년과 2018년 '러시아 국민 브랜드'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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