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까지 인수절차 마무리…승자의 저주 우려는 여전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업이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27일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과 각각 주식매매계약과 신주인수계약을 체결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1988년 2월 창립돼 대한항공과 함께 국내 양대 항공사로 자리매김해온 아시아나항공은 창립 31주년인 올해 '주인 교체'라는 전환기를 맞이하게 됐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체제를 졸업한 지 5년 만이다.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총 2조5000억원을 투자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 6868만8063주를 주당 4700원, 3228억원에 인수하고, 2조1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인수 대상은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계열사인 에어부산,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금호리조트 등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총 인수금액 중 2조101억원을 들여 아시아나항공 지분 약 61.5%(변동가능)를 확보하게 되며, 미래에셋대우는 재무적 투자자로서 4899억원을 부담해 약 15%의 지분을 보유할 계획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내년 4월까지 국내외의 기업결합신고 등 모든 인수절차를 차질 없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즉시 인수작업에 착수하여 아시아나항공을 조속히 안정화시키고, 안전을 최우선하는 항공사로 거듭나도록 할 것이다. HDC그룹과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빨리 모색할 것이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은 건실한 펀더먼털을 바탕으로 진행해오던 건설 및 개발사업들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과도한 재무적 부담과 경영 정상화 지연에 따른 지속적인 자금 투입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HDC그룹이 '승자의 저주'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일본 불매운동의 여파로 일본 노선이 위축된 데다 이미 단거리 노선에서는 저비용항공사(LCC)와의 '출혈 경쟁'이 진행 중인 만큼 적자 노선 조정 등을 꾀한다고 해도 단기간에 수익성을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HDC그룹이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만큼 어느 정도의 이해도를 갖고 아시아나항공을 끌어나갈 수 있을지, 또 HDC그룹 계열사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의구심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재매각 가능성도 여전히 배제할 수 없어 향후 항공업계의 판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5월에 이어 이달 20일에도 만 15년 이상 근속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그러나 주인이 바뀐 뒤에는 주요 경영진부터 시작해 HDC측 인사가 장악할 가능성이 커 앞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강도높은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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