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위례신도시 분양가 분석'…공사비 부풀려 3000억 이익 거둬

오너일가 사위 편취 및 일감몰아주기로 공정위의 조사를 받고 있는 호반건설이 이번엔 공사비를 부풀려 차익을 챙겼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사진=호반건설 홈페이지 캡처]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일감몰아주기 논란으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는 호반건설이 이번엔 공사비를 부풀려 수천억원의 차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등은 지난 26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히고, 주택 공급 방식을 전면 개혁하는 한편 강제 수용한 토지의 민간 매각을 금지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경실련이 이날부터 청약을 실시하는 위례신도시 A1-2, A1-4 블록의 분양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입찰 과정에서 시공 능력도 없는 계열사 수십 곳을 동원해 ‘벌떼 입찰’(제비뽑기)을 하는 방법으로 택지를 낙찰받았다.

경실련은 "두 블록을 낙찰받은 업체는 각각 호반 계열사인 베르디움하우징과 호반건설주택인데, 실제 아파트를 분양한 곳은 계열사가 아닌 호반건설”이라면서 "자회사를 동원해 택지를 확보하고 일감을 몰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호반건설은 건축비를 3.3㎡(1평)당 1000만원까지 부풀려 총 3000억원 이상의 이익을 얻은 정황이 드러났다고 경실련은 밝혔다. 경실련은 "두 블록의 건축비는 약 1000만원인데 이는 과거 다른 지역 건축비와 비교했을 때 최고 15배 이상 차이 난다"고 지적했다. 2008년 송파장지 분양 아파트의 건축비는 400만원 미만, 2010년 강남세곡 분양 건축비는 551만원이다.

경실련 측은 "간접비와 가산비가 약 480만원으로 절반을 차지하는데, 이 비용은 토목·기계설비 등 직접공사비와 달리 내용을 파악할 수없다. 이 때문에 공사비 부풀리기 수단으로 자주 악용된다"면서 "SH공사·LH 자료 등으로 계산한 적정 건축비는 평당 500만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호반은 2곳의 블록에서 무려 3000억원의 이익을 거둔 셈"이라고 분석했다.

관리 주체인 공기업 역시 수천억원의 수익을 챙겼다. 경실련에 따르면 SH공사는 2016년 평당 조성 원가 1130만원인 토지를 820만원 높은 1950만원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전체 평수로 따지면 총 2400억원 이상 챙긴 셈"이라면서 "주택 공급 방식을 전면 개혁하고, 정부는 강제 수용한 토지의 민간 매각을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지난달부터 호반건설의 불공정 경쟁, 부당 내부거래 혐의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호반건설 측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자료 등에 대한 서면조사는 물론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호반건설은 공공택지 입찰과정에서 자회사를 대거 동원해 입찰 낙찰 확률을 높여 온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이렇게 낙찰 받은 택지개발 과정에서 오너일가가 대표로 있는 계열사에 싼값에 넘겨 불로소득을 취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