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공장 24일 자정부터 접속 제한…노조에 대응방안 고심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현대자동차가 노조의 반발에 부딪혀 철회했던 생산라인 근무 중 와이파이 제한 조치를 다시 시행했다.

현대차는 24일 자정부터 울산공장 내 와이파이 접속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지난 23일 밝혔다. 지난 9일 노조 측의 반발에 부딪혀 와이파이 제한 조치를 철회하고 11일부터 재개한지 13일만이다.

현대차는 앞서 지난 6일 노조에 9일부터 24시간 내내 사용할 수 있었던 와이파이를 식사시간과 쉬는 시간에만 사용하도록 제한하겠다고 통보했었다. 생산직 근로자들의 조업 중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으로 생산효율이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커졌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노조가 단체협약 위반이라고 반발, 이틀 만에 제한 조치를 해제한 바 있다.

노조는 그동안 와이파이 사용이 2011년과 2016년 노사협의회 합의에 따라 시행돼왔기 때문에, 사측이 노조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것을 노조 무력화 시도라고 주장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 2011년과 2016년 노사간 단체협약을 통해 공장 내 와이파이 설치와 사용에 합의한 바 있다.

현대차는 생산직 근로자들이 조업 중 무분별한 인터넷 사용으로 효율이 떨어지고 안전사고가 일어날 위험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공장에는 이런 범용 와이파이를 깐 곳이 없다. 현대차 해외 공장에서도 찾기 어렵다. 오히려 작업 중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공장이 대부분이다. 현대차 미국 공장 직원들은 휴대폰을 개인 사물함에 넣어 놓고 작업에 임한다. 현대차 인도 공장에선 휴대폰 소지는 가능하지만 게임·동영상은 금지된다.

국내 다른 완성차 업체들 공장에서도 동영상 보며 일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한국GM은 휴대폰 사용이 금지돼 있고, 르노삼성·쌍용차는 알아서 휴대폰 사용을 자제하는 문화가 정착돼 있다.

해당 논란이 불거지면서 여론도 노조 측 입장에 부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갔다. 그동안 귀족 노조로 불리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노조 측도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현대차는 여론이 사측에 우호적으로 변하면서 제한 조치를 다시 가동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노조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특근 거부와 같은 강경한 조치를 하기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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