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부담 및 사용 빈도 높은 알짜 서비스 위주로 할인 혜택 줄여

5G 서비스 상용화로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이동통신업체들이 가입 고객 대상으로 제공했던 멤버십 혜택을 줄이거나 축소 하고 있다. / 서울 종로구 한 휴대폰 판매점 앞에서 시민이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통신사의 선택 기준 중 하나는 어떤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지 등 멤버십 혜택이 큰 영향을 미칠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 말도 옛말이 됐다. 올 들어 통신3사가 일제히 5G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가운데 마케팅 비용이 5G 서비스로 몰리면서 기존의 멤버십 혜택들이 축소하고 있다.

올해 들어 통신사들은 일부 알짜 멤버십 서비스에 대한 혜택을 축소하거나 없애고 있다.

각 통신사 별로 살펴보면 먼저 SK텔레콤은 음원 서비스 멜론과 맺고 있던 최대 30~50% 할인 제휴를 지난 2월 종료했다. 부부·연인 등 커플 멤버십 서비스 이용자에게 제공하던 메가박스 영화표 1+1, 자사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옥수수 유료 콘텐츠 50% 할인 혜택도 없어졌다.

혜택을 줄인 경우도 많다. 그동안 빵집 뚜레쥬르에서 1000원당 150원을 할인받을 수 있었으나 지난 5월부터 실버 등급 회원은 1000원당 50원으로 줄었다. CU·미니스톱·세븐일레븐 등 편의점 할인 품목에서 '1+1, 2+1' 등 행사 상품도 제외됐다.

KT는 커피숍 스타벅스 음료 주문 시 용량을 많이 주는 '사이즈업' 혜택을 주 1회에서 월 1회로 줄였다. 지니뮤직 할인 폭도 50%(1년 이용권)에서 30%(6개월)로 축소했다. 또한 VIP 등급을 대상으로 제공하던 CGV 영화 무료 예매 혜택은 연 12회에서 6회로 줄였다. 지난 7월에는 KT 고객이 새 스마트폰을 사면 포인트로 기계값을 최대 4만원까지 깎아주던 것도 폐지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롯데시네마 월 1회 무료 예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 월 1회 무료 등 공짜 혜택을 없앴다. 여기에 다이아몬드 등급부터는 그동안 GS25 편의점에서 쓸 수 있던 10% 할인 혜택이 5%로 줄었다. 빵집 파리바게뜨 1000원당 100원 할인도 50원(다이아몬드 등급 이하)으로 깎였다.

특히 중저가 요금을 이용하는 회원 등급에서 멤버십 혜택 축소가 많았다. SK텔레콤과 KT는 실버 등급(월 5만원 미만), LG유플러스는 다이아몬드(월 8만8000원 미만) 등급 회원의 혜택이 주로 줄었다.

통신 업체들이 잇달아 멤버십 혜택을 축소하거나 없애는 데는 5G 상용화에 따른 마케팅 비용의 증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통신사가 5G 마케팅 비용으로만 지출한 금액은 8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선택약정(통신요금 25% 할인)이 확대, 저소득층 요금 감면(월 최대 2만1500원) 확대 등 통신사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난 점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런 가운데 일부 통신사들의 경우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등급을 별도로 설정해 오히려 혜택을 늘리고 형평성 논란이 지적되기도 한다. KT의 경우 VVIP 등급을 신설해 한 달에 한 번씩 뚜레쥬르 케이크 증정. 아웃백 레스토랑 3만원 할인, 서울랜드 자유이용권 2인 무료 혜택을 준다. 하지만 VVIP 등급이 되려면 5G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1년에 200만원 이상을 통신 요금으로 내야하는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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