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인도네시아 등 대규모 투자 잇달아 발표…美·中 대체 시장으로 급부상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왼쪽)이 지난 7월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면담 후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정부의 신남방 정책에 맞춰 국내 기업들의 아세안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의 자국 내 기업에 대한 보호 정책 및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을 피해 떠오르는 신규 시장으로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시장에 대한 진출 기회를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6일 오후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네시아 정부와 현대차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1조8000억여원을 투자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에는 최초로 완성차 공장을 건립한다. 올초 현대차가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에 투자를 한데 이은 두 번째 대규모 투자다.

자동차 신흥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네시아를 직접 공략하면서 아세안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다.

아세안은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정치·경제·문화적 공동체다. 인구가 6.5억명으로 세계 3위에 달하는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게다가 인건비가 낮고 풍부한 천연자원을 지니고 있는데다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한국 기업에는 매력적인 투자처다. 연 5%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2018년 말 기준 GDP(국내총생산)는 2조9000억달러로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은 세계 5위 규모다.

정부는 중국시장을 보완·대체할 시장으로 아세안을 주목하고 신남방 정책을 통해 적극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따라 국내 상위 기업들도 아세안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은 이미 베트남에 휴대폰과 TV, 디스플레이 모듈 등의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중국 스마트폰 생산량을 베트남으로 이전 하는 등 베트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는 지난해 1월 카셰어링 업체 쏘카와 함께 말레이시아에 합작법인을 설립,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 진입한데 이어 9월에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 중 하나인 마산그룹의 지주회사 지분 9.5%를 인수했다. 올해 5월에는 베트남 1위 민영회사인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의 23%를 차지하는 시총 1위 민영기업으로 부동산, 유통, 레저, 스마트폰, 자동차 다양한 사업부문을 두고 있다.

LG전자는 평택 스마트폰 공장 인력을 베트남 하이퐁 공장으로 이전하기로 최근 결정했고, IT서비스 기업인 LG CNS는 2014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인도네시아에 자회사를 설립하고 현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백화점, 호텔, 면세점, 마트 등 약 16개 계열사가 베트남에 진출해 있고 인도네시아에도 10여 개의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우리에게는 아세안이 중국 다음으로 제2의 교역 파트너이다. 1989년 시작된 아세안과의 교역은 30년 전보다 약 20배 증가했고 쌍방향 인적 교류 규모도 약 40배로 커졌다.

실제로 신남방 수출 비중은 올해 10월 까지 20.5%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처음으로 20%선을 넘어섰다. 중국(24.8%)과의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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