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팜‧SK케미칼 잇달아 美 FDA 허가…반도체 이은 신성장 동력 발판 마련

최태원 SK그룹 회장. [사진=SK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그룹이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는 바이오 사업이 잇달아 쾌거를 올리고 있다. 그 배경에는 1993년 시작해, 27년간 묵묵히 투자한 최태원 회장이 뚝심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27일 SK케미칼은 ‘SID710(성분명·리바스티그민)’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지난 22일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한 뇌전증(간질) 신약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가 미국 식품의약품(FDA)의 품목 허가를 받았다고 발표한지 불과 5일 만으로 연이은 쾌거다.

국내에서 개발된 치매치료 패치제 FDA 승인은 SID710이 최초다.

SID710은 2010년 SK케미칼이 국내 최초 개발한 치매치료 패치다. 복약 시간과 횟수를 기억하기 힘들거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치매 환자들을 위해 하루 한 번 피부에 부착해 약물이 지속 전달되도록 한 패치다.

SK케미칼, 피부에 부착하는 '치매치료 패치' 미국 FDA 허가. [사진=SK케미칼]

SID710은 알약 형태의 경구용 제품과 효과는 동등하면서도 오심, 구토, 염증 등 부작용이 적고 위와 간에 부담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SK케미칼 SID710 이번 FDA 승인은 유럽(2013년), 호주(2016년), 캐나다(2018년) 진출에 이은 성과다. 지금까지 모두 19개 국에 진출, 24개 주요 제약사와 판권·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 ‘원드론패치’라는 브랜드로 2014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래 전부터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지목한 바이오·제약 사업도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최 회장은 불확실성이 큰 신약 개발에 꾸준히 투자하며 성장을 독려해 왔다. 1993년 유공 대덕기술원의 R&D 조직 중 신약개발연구팀으로 출발한 SK바이오팜은 처음부터 신약 연구에만 매달렸다.

이후 최 회장은 2007년 "신약 개발을 그룹의 미래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히며 신약개발연구팀은 SK의 신약개발사업부로 편성됐고, 2011년에는 독립법인 SK바이오팜이 됐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까지 8년간 연구개발비 등에 약 4800억을 투입했다.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개발 일지. 자료/SK바이오팜. [그래픽=연합뉴스]

SK그룹은 SK바이오팜 외에도 SK바이오텍, SK케미칼 등 바이오 분야 계열사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SK는 지난 2015년 SK바이오팜의 원료 의약품 생산 사업부를 물적분할해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고부가가치 원료 의약품을 생산해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하는 SK바이오텍은 2017년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의 아일랜드 스워즈 원료 의약품 공장을 인수하고, 국내 세종 공장도 준공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