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정제마진 마이너스 기록…중·미 공급 과잉 영향

정제마진이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4분기 국내 정유사 실적에 먹구름이 낄 전망이다. / 서울시내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주유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정유업계 실적을 좌우하는 정제마진이 18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정유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에도 먹구름이 끼었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0.6달러로 집계됐다. 주간 기준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1년 6월 이후 약 18년만이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이 판매하는 석유제품의 가격에서 원유 수입 가격 및 생산비용 등을 제외한 것으로, 정유사들의 직접적인 수익성을 판가름하는 지표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국내 정유사들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5달러에서 수준이다. 즉 현재 시점에서는 원유를 수입해 정제한 후 석유제품으로 수출하는 정유사들에게는 오히려 역마진이 발생하게 된다.

실제로 정제마진은 미·중 무역분쟁과 이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 9월 사우디아라비아 원유시설에서 발생한 드론 테러로 인해 공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며 마진이 배럴당 1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후 다시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정제마진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수요는 전반적으로 정체된 반면 중국과 미국 등의 공장 가동률은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정유 업계에서는 중국의 정유사 가동률이 연중 최대 수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값싼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유 업체들 또한 공장 가동률을 90%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정유제품을 쏟아내고 있다. 

미국 또한 셰일오일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산 원유에 의존하는 한국 등 일부 국가 대비 원가 경쟁력이 높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정제마진 하락으로 4분기 정유업계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은 2분기 까지 손실을 기록했던 정유부문은 3분기 들어 정제마진 상승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4분기 들어 정제 마진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지면서 영업손실이 유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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