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익 수석부회장으로 승진…유리‧인테리어 사업 맡을 듯

서울시 서초구 KCC 본사. [사진=미래경제 DB]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세계 3대 실리콘 업체인 모멘티브 인수를 앞둔 종합 소재 및 건자재업체 KCC가 형제간 사업 영역 정리에 나섰다. 인수 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1월께 형제간 지분 정리도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CC는 지난 14일 정상영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인 정몽익 대표이사 사장이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사실을 공시했다. 영업본부장이던 김영호 부사장은 신설된 해외사업 부회장에 임명됐다. 관리본부장인 민병삼 부사장은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큰아들인 정몽진 대표이사 회장은 변함없다.

이번 인사로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그룹을 총괄하면서 해외사업과 신사업을 주로 맡고, 정 수석부회장이 유리 인테리어 등을 맡는 형태로 업무 영역을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1월 1일을 기일로 존속법인인 KCC는 실리콘 도료 소재사업을 맡고, 분할 신설법인인 KCC글라스는 유리와 인테리어 사업을 맡는 구조다. 정 수석부회장이 지분 25%를 갖고 있는 자동차용 유리 업체 코리아오토글라스는 KCC글라스의 자회사가 된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구도를 연상시킨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이 사내이사로 함께 이름을 올리되 정 부회장이 현대홈쇼핑에 지배력을 갖고 경영도 맡는 구도다.

KCC도 기업 분할 과정에 이런 식으로 형제간 지분정리도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다만, 모멘티브라는 변수가 있어서 실제 지분정리가 기업분할과 동시에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모멘티브 매출은 약 3조2000억원으로, KCC의 지난해 전체 매출(3조7822억원)에 육박한다. 모멘티브 인수 작업은 내년 1월께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향후 KCC 분할 작업과 함께 모멘티브의 편입 형태가 고려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는다.

모멘티브가 하나의 사업부로 들어갈지, 두산밥캣처럼 자회사 형태가 될지 등에 따라 그림이 달라질 수 있다.아직 그룹 내 입김이 강한 정상영 명예회장의 움직임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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