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의존도 높은 건설사들 수주 감소 지속…내년 전망도 나빠

대형 건설사들이 정부의 잇단 부동산 정책으로 국내 사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PG=연합뉴스]

[미래경제 김석 기자]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로 국내 민간 주택사업에 의존했던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등 재건축 규제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파이가 줄어든 탓에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올해 초 신규 수주 목표를 10조3000억원으로 잡았지만 3분기까지 누적 신규 수주액은 3조620억원에 그쳐 목표치의 30%도 채우지 못했다.

그동안 수주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주택부문 수주가 크게 악화된 탓이다. 지난해 주택부문에선 3분기 누계기준으로 3조4852억원의 신규수주를 거뒀지만, 올해는 2조1522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토목이나 플랜트 등은 오히려 신규 수주액이 증가한 상황에서 그동안 사업을 확대한 주택부문의 부진이 수주 감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 것이다.

주택 의존도가 높았던 GS건설도 수주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GS건설은 3분기 누계 기준으로 6조6290억원의 신규수주를 달성했는데, 이는 올해 목표치인 13조4700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GS건설 역시 국내 사업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다. 건축과 주택이 각각 8070억원, 2조6330억원의 신규수주를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3.72%, 20.26% 줄었다.

대우건설도 영업이익은 무려 38%나 쪼그라든 1190억원을 기록했다. 누적기준으론 3911억원으로 전년도의 5352억원보다 40%나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주택매출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들어 3월까지 주택건축부문 매출은 26.6%나 감소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역에 개관한 주상복합아파트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이 주택 모형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내 주택사업만을 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도 주택경기 위축의 직격탄을 맞았다. 3분기에 93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수치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도 12.6%에서 10.7%로 악화됐다.

대한건설협회의 건설수주동향을 보면 지난 8월까지 올해 국내 건설 수주액은 8조998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8% 줄었다. 특히 주거용 건축이 40.6% 감소하는 등 민간부문 수주액이 감소한 게 건설 수주 실적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이란 점이다.

정부는 최근 비정상적인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민간주택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예고했다. 특히 사업규모가 큰 강남을 중심으로 서울시내 27개동에 우선 적용 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 국내 건설수주는 전년 대비 6.0% 감소해 140조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최저치이며 2017년 160.5조 이후 계속 감소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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