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허가 반납에 설립 가치 퇴색…실적 악화에 영업익 10% 기부도 못지켜

두산이 면세점 허가권을 얻기 위해 내세웠던 동대문미래재단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사진=동대문 미래재단 페이스북 캡처]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두산이 면세점 허가권을 얻기 위해 내세웠던 동대문미래재단이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지역상권 살리기 등 야심찬 모교를 내세웠으나, 면세점 실적 악화와 두산그룹의 허가권 반납으로 재단의 존재 가치가 사실상 무의미해 졌다는 평가다.

동대문미래재단은 동대문 지역 패션 관광산업 발전 등 지역개발을 위해 설립된 법인이다. 지난 2015년 두산 박용만 회장과 두산이 총 200억원을 기탁해 설립했다. 특히 당시 출범식에는 박용만 회장이 직접 나서는가 하면 면세 사업을 주로 담당했던 박서원 전무도 등장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실상 동대문미래제단은 면세사업권 획득을 위한 공수표였다. 박 회장 본인도 출범식에서 "면세점 유치에 재단 출범이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사실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두산은 치열한 경쟁 속에 면세사업권을 얻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동대문미래재단에는 시큰둥했다. 재단을 면세권 획득에 이용했음에도 재단을 활용한 지역경제 개발에는 얼마나 노력했는지 의구심이 든다. 지난 4년간 전체 활용한 자금은 40억원 정도에 불과했다.

동대문미래재단은 홈페이지에 마케팅 목적사업으로 ▲동대문 정보 웹사이트 운영 및 앱 개발 ▲테마 이벤트 개최 ▲동대문 월간 정보지 제작 및 배포를 소개했다. 하지만 이중 진행되는 것은 이벤트 개최 정도다.

동대문 미래재단 출범식에서 박용만 당시 두산그룹 회장인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두산 제공]

웹사이트 운영과 앱 개발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 동대문 월간 정보지도 미래재단이 아닌 타 단체가 주도적으로 제작 배포하고 있다.

재단이 운영자금을 대부분 지출한 홍보사업의 경우도 면세사업을 담당했던 박서원 전무가 부사장으로 있는 오리콤이 대부분을 맡아 진했다. 재단을 통해 계열사 매출을 올려준 셈이다.

5년 동안 재단에 수익의 10%를 기부하기로 했던 계획도 실제로 진행되지 않았다. 예상과 달리 두타면세점이 계속 적자였기 때문이다. 다만, 면세점 사업의 2018년 실적이 소폭 흑자로 전환됐지만 이에 대한 기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재단의 존재의 의미도 퇴색됐다. 두산그룹이 면세점 사업 유치를 위해 설립했던 만큼 면세점 철수이후 재단의 존재 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또한 면세점 철수로 재단은 추가 운영자금 확보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현재 재단의 남아있는 예산은 54억원(명세서상 잔액은 기준.주식 및 기타 평가액을 고려한 잠정 평가액은 현재 약 160억원임.)정도다.

이와 관련 동대문 미래재단 관계자는 "향후 동대문미래재단은 설립 목적에 맞게 지역 상생 및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익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갈 계획이다"라며 원론적 입장만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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