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자연 그리고 애견들의 잔치로 독특함 선사

▲ 4일 국내 최초 애견캠퍼 결혼식을 진행한 신랑신부가 웨딩 케이크 커팅식을 앞두고 행복해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는 누구나 행복하고 멋진 결혼식을 꿈꾼다. 사랑하는 사람과 한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약속을 가족과 지인들에게 고하는 날인 동시에 남남인 두 사람이 가족이 되는 아주 소중한 날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상당수의 예비부부들은 웨딩홀에서 혹은 성당이나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며 때론 전통혼례나 야외결혼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이처럼 일반적인 틀에 박힌 결혼식이 아닌 독특한 결혼식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반려동물이 하객으로 참석하는 애견캠퍼 결혼식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결혼식이 지난 4일 강원도 원주 고운숲 캠핑장에서 열렸다. 50여마리의 반려견과 50여명의 하객이 전부인 소박한 결혼식이었지만 사랑하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결혼식이었기에 신랑신부는 물론 하객들 모두 뜻깊고 감동적인 결혼식이었다는 평이다.

이번에 애견캠퍼 결혼식을 한 신랑신부는 네이버카페 '애견캠퍼'의 회원이다. 이 카페는 반려동물과 함께 자연 속에서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의 모임이다. 캠핑을 즐기는 캠퍼들 중 자신의 반려동물과 더불어 캠핑을 하는 애견캠퍼들이 점점 늘어나자 이들은 애견캠퍼라는 온라인 카페를 만들었다. 애견캠퍼들은 캠핑에 대한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며 100여마리의 반려동물들과 함께 정기캠핑와 번개캠핑 등을 함께 하면서 더불어 생활을 하고 있다.

애견캠퍼들은 일반 캠퍼들처럼 우리나라의 모든 캠핑장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없기에 그 애환이 크다. 반려동물의 입장을 제한하는 캠핑장이 많기 때문이다. 비록 한정된 장소를 이용할 수밖에 없지만 애견캠퍼들은 반려견과 함께 자연으로 나오면 즐겁다. 자신들도 광활한 자연을 만끽해서 좋지만 가족같은 반려동물들이 도심의 답답함 속에서 나와 자연을 벗삼아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뿌듯하기에 그렇다고 한다.

▲ 반려견들이 4일 열린 애견캠퍼 결혼식을 사뭇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날 결혼식은 답답한 공간이 아닌 캠핑장 숲의 설경과 푸르른 하늘을 배경으로 치러졌다. 여느 신부처럼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지는 않았지만 대신 색고운 계량한복을 입은 신부는 그 어떤 신부보다 더 아름다운 자태를 뽐냈고, 신랑 또한 정갈한 계량한복으로 신부와 조화를 이뤘다. 

텐트를 벽 삼아 붙인 결혼 축하 현수막에는 회원들의 진심어린 결혼 축하글이 무늬처럼 수놓아졌으며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각종 파티 음식은 결혼식을 축제의 장으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또한 결혼식 후 곧바로 이어진 노래방 퍼포먼스는 잔치의 흥을 더욱 배가시키며 신랑신부와 하객 모두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결혼식에서 제일 독특한 것은 뭐니뭐니해도 반려견들이 하객으로 참석한 것이리라. 신부는 부케를 신랑은 반려견을 안고 결혼식을 진행했고, 하객들 또한 반려견을 무릎에 앉히거나 혹은 팔에 안고 결혼식을 지켜봤다.

오시나래와 효경이라는 아이디의 신랑신부는 "사랑하는 반려동물들과 함께하는 결혼식을 생각하다 캠핑과 반려동물이 자연스럽게 이뤄질 수 있는 캠핑 결혼식을 하게 됐습니다" 라고 애견캠퍼 결혼식을 하게 된 동기를 밝혔다.

우리나라 최초로 반려동물와 함께하는 애견캠퍼 결혼식을 지켜본 하객들은 "결혼식 내내 감동을 받아 가슴이 뭉클했다" "나도 이런 결혼식을 하고 싶다" "너무 재미있고 즐겁다" 등의 호평을 하며 흥겨워했다.

일생에 한번뿐인 결혼식을 자신들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기획한 이들의 용기에 힘입어 앞으로 애견캠퍼 결혼 커플이 2호, 3호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민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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