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영향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10년 전 '비전2020' 절반의 성공

다음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삼성전자가 별다른 내용 없이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다음달 1일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삼성전자가 별다른 내용 없이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참석 없이 경기도 수원 본사에서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500명이 참석한 조촐한 기념식 정도만 진행하고, ‘비전 2020’과 같은 미래 사업 전략 발표도 없을 예정이다.

31일 삼성전자 안팎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1월 1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김기남 부회장 주재로 임직원 500명이 참석한 창립기념식을 개최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 설립된 삼성전자공업주식회사를 시작으로 보지만 창립기념일은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주식회사를 합병한 11월 1일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창립기념식을 49주년이었던 지난해 수준으로 치른다는 계획이다. 50주년 이라는 의미에도 불구하고 비전 발표 같은 내용은 없을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각 사업부문별 대표가 CEO(최고경영자) 자격으로 임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한다. 이밖에 50주년 사사가 발간되는 정도다.

삼성전자는 10년 전인 지난 2009년 10월 30일 '창립 40주년 기념식 및 비전 선포식'을 성대하게 치렀었다. 'Inspire the World, Create the Future(미래사회에 대한 영감, 새로운 미래 창조)'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20년까지 당시 매출의 6배인 4000억달러를 달성하겠다고 목표를 제시했다. IT업계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 등 구체적인 업계 순위와 소프트웨어·솔루션 사업 강화와 의료·바이오, 환경·에너지 등 신산업 추진 방안도 발표했다.

하지만 올해 50주년 기념식은 40주년은 기념식보다 조촐하게 치러지게 되는 셈이다. 삼성전자가 조용하게 40주년을 맞이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 수뇌부가 연루된 재판이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길어지면서 삼성전자와 계열사를 포괄하는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등 주요 사업의 실적 악화도 기념식 규모가 축소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31일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7조78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7% 줄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62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감소했다. 실적 악화는 지난해까지 폭발적으로 늘었던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판매 단가가 떨어진 게 주요 원인이다.

한편 10년전 발표했던 '비전 2020'의 종료 시점이 가까워진 만큼 이에 대한 달성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2019년 올해 삼성전자의 연매출 전망은 232조원, '비전 2020'의 해가 되는 내년 매출 전망은 253조원 수준이다. 사실상 4000억달러 목표 달성은 어려워졌다.

다만 대부분의 목표를 이루진 못했지만 글로벌 10대 기업 반열에 올라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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