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낳는 거위' 면세점 사업서 '쓴맛'…LG·신세계도 악재에 휘청

재계 전반에 바야흐로 3세들과 4세들의 시대가 막이 오른 가운데 대내외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 이들의 경영 활동이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왼쪽부터) 구광모 LG회장, 박서원 두산 전무.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재계 전반에 바야흐로 3세들과 4세들의 시대가 막이 오른 가운데 대내외 어려워진 경영환경 속에 이들의 경영 활동이 곳곳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3세들의 사업으로 꼽혔던 면세점 부문에선 한화와 두산이 사업철수를 결정하면서 쓴맛을 봤고, 이른 시기에 LG회장직을 물려받은 구광모 회장은 그룹 전반이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 뿐만아니라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도 최근 이마트 사업 악화로 첫 적자라는 위기에 직면 하는 등 재계 3‧4세들의 경영활동이 곳곳서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 29일 국내 면세점 업계의 무한 경쟁 속 두산이 4년 만에 면세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서울 동대문 두산타워에 있는 두타면세점은 지난 2016년 5월 국내 최초 심야 면세점 등을 표방하며 개장한 이후 7000억원 수준의 연매출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등의 감소와 함께 명품 브랜드 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특히 면세점의 경우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장남인 박서원 두산 면세점사업부문 유통전략담당 전무가 주로 담당해왔던 부분이라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두산 보다 앞서 면세점 사업을 철수한 한화그룹도 마찬가지다. 지난 9월말 면세점 사업을 진행하던 한화갤러리아는 1000억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낸 후 여의도 63빌딩 면세점 문을 닫았다.

한화의 면세점 사업 역시 향후 경영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승연 회장의 3남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이 면세점 사업을 진두 지휘했던 것도 이같은 이유였다.

3세 경영의 대표적 사업이었던 면세점을 제외하고도 3세들의 경영활동 위축은 지속되고 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도 최근 이마트 사업 악화로 첫 적자라는 위기에 직면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구본무 회장의 별세로 젊은 나이에 회장직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대표적이다. 구 회장은 일찌감치 국내 4대그룹인 LG의 회장직을 맡았으나 최근 그룹 전반의 경영상황이 악화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주력 사업이었던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국에 밀려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고, 배터리 부문과 전자 부문도 각종 소송과 분쟁에 휘말린 상태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용진 부회장이 경영 전반을 맡고 있는 이마트는 지난 2분기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수익성이 악화된데 따른 탓이다.

여기에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호텔사업인 '레스케이프'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신세다.

재계 한 관계자는 "올 들어 급변하는 대외경영환경 탓에 기업들 전반이 어려움을 겪었다"며 "본격적으로 경영에 나서고 있는 3‧4세들의 경우 이 같은 악재가 더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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