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반 반도체 의존도 커…지자체는 세수 부족 현상

지난해 슈퍼 호황을 누렸던 반도체 업계가 올 들어 주춤하면서 그 파급 효과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해 슈퍼 호황을 맞았던 반도체가 올들어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그에 따른 여파가 한국 경제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해 반도체의 호황에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기업들의 실적 감소는 더 커졌으며, 일부 생산공장이 있던 일부 지자체에서는 세수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 27일 재벌닷컴이 올해 1∼3분기 누적 연결실적을 공시한 매출액 10조원 이상 비금융 상장사 13개사의 영업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총 506조97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20조560억원보다 2.7% 감소했다.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33조19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5조8360억원과 비교해 56.2% 줄었다.

조사 대상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을 나타낸 영업이익률은 14.6%에서 6.6%로 8.0%포인트 떨어졌다. 1000원어치를 팔아 작년에는 146원을 벌었으나 올해는 66원을 벌었다는 뜻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 반도체 업황 악화로 실적이 부진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향이 컸던 탓이다.

삼성전자 매출액은 작년 1∼3분기 184조5100억원에서 올해 1∼3분기 170조5100억원으로 7.6% 줄고, 영업이익은 48조900억원에서 20조5300억원으로 57.3% 감소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은 26.1%에서 12.0%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도 매출액이 30조5070억원에서 20조640억원으로 34.2% 줄고, 영업이익은 16조4140억원에서 2조4770억원으로 84.9% 급감했다. 영업이익률은 53.8%에서 12.3%로 떨어졌다.

이들 기업들의 실적 악화여파는 국내 기업 뿐만아니라 정부 지자체까지 확산 되고 있다.

생산 공장이 밀집해 있던 수원 및 용인‧평택‧이천 등은 이들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로 세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 본사와 연구소가 있는 수원시의 경우 올해 지역 기업들에 부과한 전체 법인지방소득세가 모두 3690억원인데 이 가운데 삼성전자가 2844억원으로 77.1%를 차지한다.

그러나 올해 실적 악화로 내년도에 징수하는 삼성전자의 법인지방소득세는 2000억원(70.3%) 줄어들 것으로 시는 예상했다.

삼성전자 사업장이 위치한 화성시, 용인시, 평택시도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들 지자체도 올해 전체 법인지방소득세의 45.0∼66.7%를 삼성전자로부터 거둬들였다.

화성시는 수원시보다 많은 3292억원을 올해 삼성전자로부터 지방세로 납부받았는데 내년에는 1918억원(58.3%) 감소한 1374억원으로 징수 목표액을 줄였다.

용인시는 1302억원에서 480억원으로, 평택시는 916억원에서 386억원으로 삼성전자 법인지방소득세 목표액을 822억원, 530억원 각각 낮춰잡았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있는 이천시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천시는 SK하이닉스의 내년도 법인지방소득세를 55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는 올해 3279억원에서 2729억원(83.2%)이나 감소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이천시가 거둬들인 전체 법인지방소득세의 91.7%를 차지할 정도로 세수 비중이 크다.

SK하이닉스는 2015년 이후 매년 500억원 이상의 법인지방소득세를 납부했으며 지난해 1천903억원에 이어 올해 3279억원으로 역대 최고액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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