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 어려움 겪어…위기감 작용한 듯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로 사람들이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LG그룹은 재계에서 '싸움닭'으로 통한다. TV디스플레이와 관련해서는 삼성전자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SK와 잇단 분쟁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구광모 회장 시대에 따른 경영 방식의 변화라는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최근 어려운 경영환경에 대한 국면 전환용 이라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LG그룹은 지난 4월 SK이노베이션과지난 4월 배터리 기술 탈취 혐의로 미국 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 LG화학이 소송에서 이기면 SK이노베이션이 건설 중인 미국 공장의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내용이 강경하다.

최근 배터리 업계의 위기론에도 불구하고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국내에서도 같은 소송을 추가로 접수하며 SK이노베이션과 배터리 관련 분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하반기 들어서는 삼성전자와 디스플레이 관련 분쟁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LG전자는 지난달 17일 디스플레이 기술설명회에서 "삼성의 QLED TV는 QD시트를 적용한 QD-LCD TV"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어 19일 "삼성전자가 백라이트를 사용하는 LCD TV제품을 QLED TV처럼 홍보하고 있다"며 공정위에 신고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 미래경제

이에 삼성전자도 LG전자가 QLED TV 등에 대한 공개적 비판을 이어가고, 관련 자료까지 배포하는 식으로 삼성의 이미지 훼손 및 사업 활동 방해를 하고 있다는 취지로 맞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좋은 게 좋은 것'이라며 넘어가던 LG가 '독해졌다'는 평가가 흘러나왔다.

그동안 이런 변화의 원인으로는 구광모 시대로 넘어가면서 리더십의 변화가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LG그룹 전반의 위기감이 수위 높은 소송 및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는 원인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 발 공세에 밀려 최악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자칫 삼성에 주도권을 뺏길 경우 걷잡을 수 없을 것이란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추가적으로 그나마 실적을 버티던 LG생활가전들의 문제가 잇따라 터진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 - SK이노베이션 소송전. [PG=연합뉴스]

LG전자는 건조기의 곰팡이 및 악취 문제로 공정위의 제소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만약 전체 리콜을 들어갈 경우 그 액수만 1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오고 있다.

또한 배터리 분쟁 역시 최근 불거진 ESS화재 사태 및 해외 수주 감소 등에 따른 국면 전환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최근 LG의 소송 및 비방 강도가 높아진데는 사업 위기감에 따른 국면 전환용이라는 얘기가 전반적으로 확산 돼 있다"며 "그만큼 최근 LG그룹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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