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면세점 제치고 창이공항 1∼4 터미널의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

브리즈번 공항 롯데면세점.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김대희 기자] 롯데면세점이 싱가포르 창이공항 면세점 입찰 경쟁에서 신라면세점에 승리하면서 면세 운영권을 획득했다.

24일 롯데면세점은 창이공항 1∼4 터미널의 담배·주류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면세점 운영 기간은 2020년 6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총 6년간이다. 면적은 8519㎡ (2577평)로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해외 매장 중 가장 크다.

롯데는 향후 6년간 매출이 4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는 인천과 오세아니아, 베트남 등 세계 각국의 공항에서 주류와 담배 사업을 운영해왔고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면세점 운영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롯데는 창이공항 진출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사업 수익성을 높여 해외 매출 1조원 달성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또 글로벌 사업자로서 브랜드 가치 상승효과와 향후 진행할 다양한 해외사업에서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창이공항점 운영권 획득은 ‘트래블 리테일 글로벌 1위’라는 비전 달성의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해외 신규 시장 진출 가속화를 통해 한국 면세점의 우수성을 해외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롯데는 2012년 국내 업계 최초로 해외에 진출한 뒤 베트남 하노이 공항점, 호주 브리즈번 공항점 등 8개국에서 13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해외 매출은 2400억원 수준이다.

반면 업계에서는 롯데가 사업권을 따내고도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창이공항은 이용객 기준 세계 6위의 대형 공항인데도 지난 8월 입찰전에는 롯데와 신라, 독일계 하이네만 등 3개 업체만 경쟁을 했다. 세계 1위인 듀프리와 미국계 DFS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특히 1980년부터 40년 가까이 창이공항에서 사업장을 운영해온 DFS는 계약권 연장도 포기했었다. 싱가포르 당국이 술과 담배의 면세 한도를 축소하고 혜택을 줄였기 때문이다.

과도한 초기 비용도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창이공항은 입찰 조건으로 2050만 달러의 초기 예치금과 월 기본 임대료, 매월 추가 임대료 부담 등을 내건 것으로 알려져 있어 수익성을 거두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편 창이공항에서는 신라면세점도 2014년부터 화장품·향수 면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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