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맞춰 공격적 자금 확보…단일 대기업 발행 규모로는 역대 최대

서울 종로구 SK 본사 건물.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그룹이 올해 들어 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벌써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 규모를 넘어서면서 저금리 기조에 맞춰 공격적 자금 확보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등에 따르면 SK그룹은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8조7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SK그룹이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 7조7600억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단일 대기업 그룹의 회사채 발행 규모로는 역대 최대치다.

계열사 가운데에서는 SK인천석유화학이 올해 1월 회사채와 3월 영구채를 통해 1조2000억원을 조달했고, SK에너지가 2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1조원을 조달하는 등 회사채 시장에서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SK도 올 한 해 각각 9800억원, 9600억원을 회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했다.

SK텔레콤 회사채 발행 규모 역시 8000억원에 달한다. SK텔레콤의 경우 이달 추가 회사채 발행을 예고한 상태로 올해 1조2000억원 가량의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SK종합화학(5000억원), SK네트웍스(4000억원), SK실트론(3200억원), SK루브리컨츠(3000억원)도 자금을 확보했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업체 들은 대부분 투자비용이 많이 드는 반도체와 통신, 정유 및 석유화학 등 주력 계열사들이 주를 이뤘다.

여기에 SK건설, SK머티리얼즈, SKC솔믹스, AJ렌터카, 나래에너지 등 비주력 계열사들이 발행한 회사채도 1조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21일 SK실트론이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을 진행했고, 22일에는 SK케미칼(800억원)이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있어 이들의 회사채 발행까지 마무리 되면 9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SK의 공격적 자금 확보는 다른 그룹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LG그룹의 채권 발행액은 3조4500억원으로 SK그룹의 절반 수준이다. 롯데그룹(2조9800억원), 현대차그룹(2조3000억원), GS그룹(1조9700억원), 한화그룹(1조8800억원), 포스코그룹(1조3400억원), CJ그룹(1조2000억원), 신세계그룹(1조1800억원)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벌어진다.

재계에서는 SK그룹 계열사들이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연초부터 공격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전반의 높은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자금 조달에도 큰 어려움이 없는 점도 한몫했다. 현재 우량 기업의 회사채 금리는 1.5%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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