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탈화웨이 영향 주효…도쿄 올림픽 앞두고 추가 계약 여부도 관심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삼성전자 모델들이 5G 통신과 도시 인프라를 접목해 교통 안전, 치안 등 다양한 서비스에 활용하는 스마트 시티 구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5G 커넥티비티 노드'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무역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일본에서 5G(세대) 통신 장비 공급사로 선정돼 눈길을 끈다.

30일 국내 통신업계 및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 이동통신 2위 업체인 KDDI에 올해부터 앞으로 5년(2019~2024년) 동안 20억 달러(약 2조3500억원)어치의 5G 기지국 장비를 공급한다. KDDI는 삼성전자를 포함해 스웨덴의 에릭슨과 핀란드의 노키아 등 3개 회사를 5G 장비공급사로 선정했다.

일본 통신사 KDDI가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은 세계 최초 5G 상용화라는 타이틀과 글로벌 탈화웨이 움직임 등 여러 가지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 통신장비 시장은 그동안 글로벌 장비업체 에릭슨과 노키아가 장악하고 있었지만 이들의 장비는 삼성 장비보다 가격이 높고 공급이 쉽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실제 노키아 장비의 경우 국내 5G 구축 과정에서도 공급 차질을 빚으며 일정이 지연되는 사례까지 있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있고 지리적 이점으로 인해 공급 역시 용이하다는 점이 KDDI에게 주효했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더구나 일본 입장에서는 오는 2020년 8월 열리는 도쿄올림픽에서 5G 상용서비스를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검증된 5G 장비 구축이 시급한 상황이다. 상용화에 따른 5G 스마트폰 수급도 절실하다. 일본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애플의 아이폰의 경우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5G 아이폰을 내놓을 계획이 없다.

이에 따라 반도체 수출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에 오히려 일본 통신사들이 손을 내미는 상황이 연출되 셈이다.

또한 삼성전자의 추가 공급 계약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업계에서는 일본 1위 통신사 NTT도코모와 3위 통신사 소프트뱅크도 삼성전자의 5G 장비 공급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일본에서 5G 주파수를 할당받은 통신 사업자는 NTT도코모와 KDDI 소프트뱅크(3위), 라쿠텐 모바일(4위) 등 4개사이다.

일본 정부는 내년 봄부터 5G 서비스를 시작해, 2년 내 커버리지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자율주행버스·원격의료서비스 시행 등에 5G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20%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가운데 일본 시장 진출 기회를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20년까지 세계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 20% 달성' 목표를 내걸고 5G 장비의 글로벌화를 추진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5G 장비를 인공지능(AI), 바이오, 전장부품 등과 함께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정하고 180조원의 투자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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