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공장 방문 당시 차세대 디스플레이 육성 강조해…내달 투자 발표할 듯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중국의 LCD 사업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이 조만간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초대형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10월 중순쯤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탕정사업장에서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투자 계획과 규모 등은 확정되진 않았으나 업계에선 13조원 이상에 달하는 '초대형' 수준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번 투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8월말 아산 공장을 방문한지 약 한달 만에 나온 투자계획이다.

최근 중국업체들이 물량공세로 LCD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데 따른 돌파구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BOE, CSOT 등 중국 업체들이 급격히 LCD 생산라인을 확충하며 물량 공세에 나서면서 LCD 패널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졌다. 패널 가격도 1년 만에 30% 이상 하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 LCD 라인을 운용하고 있으나 중국의 BOE는 10.5세대 팹을 안정적으로 가동 중이라 생산 규모와 공급량 측면에서 삼성에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LCD 라인을 점차 줄여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대형 패널 기술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검토해왔는데, 이번 투자 계획이 차세대 QD-OLED 전환을 염두에 둔 첫 단계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QD-OLED는 나노 크기의 반도체 결정물질인 '퀀텀닷(Quantum Dot)'의 전기적 특성을 이용해 스스로 빛을 내는 디스플레이를 일컫는다. 현재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는 'QLED TV'의 경우는 백라이트가 필요한 LCD TV에 퀀텀닷 소재의 컬러필터를 덧댄 제품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전세계에서 QD-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상용화할 만한 기술 수준을 갖춘 기업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 입장에서도 대형 패널 시장에서 사실상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사실상 그룹 총수 대행을 하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담겨있는 것으로도 읽힌다. 앞서 이 부회장이 지난달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대한 의견을 피력한 바 있기 때문이다.

당시 이 부회장은 "위기와 기회는 끊임없이 반복된다"면서 "지금 LCD 사업이 어렵다고 해서 대형 디스플레이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가올 새로운 미래를 선도해야 한다"면서 "기술만이 살길"이라고 혁신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선 다음달 아산에서 열리는 디스플레이 투자계획 발표 행사에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 측에서도 고위 관계자가 나서서 대형 투자로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노력하는 삼성을 격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어느 시점에 어떠한 투자 계획을 내놓을지는 현재 확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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