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공정위에 "삼성 QLED 허위·과장 광고" 신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화질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8K TV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진흙탕 싸움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20일 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전날 공정위 서울사무소에 삼성전자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LG전자는 삼성 QLED TV 광고 등과 관련 "자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하는 QLED 기술이 적용된 것처럼 QLED TV라고 표시·광고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올바른 정보가 전달되지 않을 우려가 있다"는 취지로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일단 신고를 접수했으나 이를 서울사무소에서 처리할지, 본청으로 넘길지 등 구체적인 절차를 결정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8K TV 기술을 놓고 잇달아 상호비방에 나서고 있다.

선공을 날린 곳은 세계 2위 TV 제조사인 LG전자다. 삼성전자가 올해 출시한 'QLED 8K' TV가 양사간 합의한 국제 기구의 화질 선명도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규격미달' 제품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13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바로 맞받아쳤다. LG전자가 주장하는 해상도 평가 요소인 '화질 선명도'가 거의 100여년 전에 제정된 개념이라 현재 고도로 발달된 디스플레이 기술에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반박이다.

지난 17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나란히 언론을 대상으로 8K TV 기술설명회를 개최했다. 포문을 연 곳은 LG전자다. LG전자는 20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을 상대로 삼성전자의 QLED TV를 직접 분해해 패널과 백라이트 등을 적나라하게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K TV 기술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 사진은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에 설치된 삼성전자 QLED TV와 LG전자 OLED TV. [사진=연합뉴스]

그간 LG전자가 경쟁사 TV를 완제품 형태로 비교시연한 적은 있었으나 대놓고 TV를 분해한 뒤 '속살'을 공개한 적은 최초다.

이런 가운데 LG전자가 삼성전자를 공정위에 신고하면서 양측의 이른바 'TV 전쟁'은 확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TV 시장을 휩쓸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특정 제품과 기술을 놓고 경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LG전자가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를 출시하고 삼성전자가 QLED TV를 공개했을 때도 양사는 경쟁사 제품을 깎아내리는 '논쟁'을 벌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와 미중 무역분쟁 확전 등의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국내 시장에서 다투는 것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