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수출 규제·미중 무역분쟁 등 현안 집중 점검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수석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상위 5대 그룹 총수들이 추석 연휴 기간 별도의 외부활동 없이 일본의 수출규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악화된 경영환경과 관련한 현안 점검에 나설 전망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번 추석 연휴에 그룹 수뇌부와 현안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주요 사업장을 돌아보는 등의 경영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명절 연휴 기간에 종종 해외 사업장을 방문해 왔다. 지난 2월 설 연휴에도 중국으로 출장을 떠나 삼성전자의 중국 사업 현안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2016년 추석 연휴에는 인도를 찾아 올라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면담하고 사업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다만 올해 추석연휴는 이별도 일정 없이 자택서 올해 하반기 경영구상 및 내년 도 계획을 집중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 부회장이 지난달 29일 대법원으로부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일부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선고를 받으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뇌물공여 액수이자 횡령액이 상고심에서 36억원에서 86억원으로 늘어나면서, 횡령액이 50억원 미만이어야 가능한 집행유예가 쉽지 않아졌다. 경영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연말 사장단 인사 폭을 놓고도 이 부회장이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또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후 5년째 삼성서울병원 병상에 누워 있는 부친 이건희 회장의 병실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을 대신해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정의선 총괄수석부회장은 추석 당일인 13일에는 아버지 정몽구 회장과 본인의 자택이 있는 한남동에 머물며 가족과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그룹, 현대산업개발, 현대그룹 등 범현대가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부인 고 변중석 여사의 기일에 서울 종로구 청운동의 정주영 명예회장의 옛 자택이나 정몽구 회장 한남동 자택에 모여 제사를 지내지만, 명절에는 각기 차례를 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 11월 미국이 외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최대 25%의 관세를 매기는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를 시행할 예정에 있는 데다, 중국사업 부진 등 적지 않은 고민거리를 안고 있다. 이 때문에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는 국내외 현안 점검에 명절 연휴를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글로비스 소속 골든레이호의 전도 사고와 관련해서도 수시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추석 연휴에 국내에 머물면서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영향과 대비책을 점검한다. 계열사별 사업도 들여다볼 예정이며, 사회적 가치 창출과 관련한 진행상황도 살펴본다.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미래 먹거리 구상에 여념이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LG는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LG디스플레이가 중국의 저가 LCD에 밀려 실적부진을 겪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OLED에 집중하는 한편, 기존 LCD 생산라인을 정리하는 것과 맞물려 조만간 대규모 인력구조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한국에서 사업 구상을 하며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쿠팡, 신세계 등과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쇼핑과 함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화학분야에서는 지난달 롯데케미칼이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하기로 하는 등 화학사 시너지를 위한 사업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 신관(이그제큐티브타워) 34층에 머물고 있는 아버지 신격호 총괄명예회장도 찾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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