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GM 인수 후 첫 전면파업…"명분 없는 파업" 지적도

인천시 부평구 청천동 한국지엠 부평공장.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한국GM 이 또다시 격랑에 빠졌다. 노조 측이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며 전면파업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한국GM 노조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나선 것은 2002년 제너럴모터스(GM)가 회사를 인수 한 이후 처음이다.

9일 한국GM 등에 따르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이날부터 11일까지 전체 조합원이 참여하는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한국GM 조조 상무집행위원과 대의원 등은 이날 한국GM 부평공장 서문을 제외한 다른 출입구를 막고 조합원 출입을 금지했다.

이번 파업에는 한국GM 소속 조합원 8000명 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신설법인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 소속 조합원 2000명 등 1만명이 참여한다.

한국GM 노조는 기본급 5.65% 정액 인상, 통상임금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담은 임금협상 단체교섭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다. 인천 부평2공장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망 계획, 부평 엔진공장 중장기 사업계획, 창원공장 엔진생산 등에 대한 확약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2014년부터 5년 동안 누적 적자가 5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한국GM 노조가 명분 없는 파업을 강행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철수설 속에서 약 8000억원의 막대한 정부 공적 자금이 투입돼 회생하면서 여론 또한 좋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방한한 줄리언 블리셋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올해 임금교섭과 관련한 상황이 매주 GM 본사 경영진에 보고되고 있다"며 "최근 GM이 북미지역 공장들의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을 한국GM 노조도 직시해야 한다"고 경고하면서 철수설도 다시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GM은 지난해 11월부터 세계 직원 1만 명 이상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지난해 북미 지역에서만 직원 8000여 명을 줄였다. 북미 공장 5곳, 해외 공장 2곳의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업계에서 군산공장에 이어 창원공장이나 부평2공장을 추가로 폐쇄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국GM 부평1공장은 내년부터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를 생산하고 트랙스 물량은 부평2공장으로 옮긴다. 트레일블레이저와 트랙스는 수출도 하는 모델이어서 파업으로 인해 생산차질이 발생하면 GM 본사가 이들 물량 일부를 해외의 다른 공장에 배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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