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추가 인하론 지배적…美 금리 인하 추이 영향 미칠 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김석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연 1.50%로 동결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30일 본회의를 열고 8월 기준금리를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3년 1개월 만에 인하한 바 있다.

금통위가 추가 인하에 신중한 자세를 취한 데는 최근의 원화 약세 흐름도 배경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홍콩 시위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5일부터 1200원을 웃돌아 움직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환율의 상단을 1250~1260원까지도 내다보고 있다. 한은의 금리인하는 원화의 유통량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자극해 원화 약세를 유발할 수 있다.

한은의 역대 최저금리(1.25%)까지 단 한 차례의 인하만이 남았다는 점도 속도조절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하한 금리 수준(0.75~1.00%)을 고려하면 2~3차례의 인하 여력이 있지만, 미국과의 금리격차 확대는 자본 유출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정책금리 수준은 2.00~2.25%인데,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가 유력하게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10월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달까지 수출(통관 기준)이 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 확실시 된 데다, 연말까지 반도체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해 "대외 여건 악화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이 심화하면 올해 성장률 달성이 쉽지 않다"고 말하며 성장세 둔화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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